1986년생 정몽윤 회장 장남…초대 CSO로 회사 경영 참여
포용금융 이력 등 앞세워 ‘제4인터넷은행’ 설립 주도할 듯

정경선 현대해상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 사진=현대해상
정경선 현대해상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 사진=현대해상

[비즈월드] 정경선 현대해상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가 '제4인터넷전문은행' 준비로 본격 3세 경영을 시작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렌딧·자비스앤빌런즈·트래블월렛·루닛 등과 함께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유-뱅크(U-Bank)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전통 금융권에 접근이 어려웠던 시니어·소상공인·외국인 등 금융 이외에 계층을 포용하는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정 CSO의 3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관측한다. 임팩트 투자와 포용금융·ESG 등 사회공헌사업에 전문성을 갖춘 정 CSO가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컨소시엄이기 때문이다. 

정 CSO는 1986년생으로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이다. 경복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대학교 MBA 과정을 마쳤다. 현대해상은 올해 초 부문급 임원 기구인 CSO를 신설하고 정경선 씨를 초대 CSO로 선임했다.

현대해상 입사 전 정 CSO는 비영리 단체와 임팩트 투자사를 설립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록펠러 자선 자문단 이사, 커뮤니타스아메리카 이사회 의장, 루트임팩트 대표 등 주요 직책을 맡았고 지난해까지 실반그룹 매니징파트너(공동 대표)직을 수행했다.

정 CSO의 대표 이력 중 하나는 루트임팩트 설립과 확장이다. 허재형 대표와 함께 설립한 루트임팩트는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체인지메이커)를 발굴하고 이들을 자산가와 연결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루트임팩트는 지난 2022년 기준 114개의 소셜벤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HGI인베스트먼트 설립까지 이어졌다. HGI인베스트먼트는 예비사회적기업·헬스케어·기후변화 솔루션 기업 등에 직접 투자하는 벤처회사로 성장했고 현재 현대해상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제3지대에서의 활약은 정 CSO의 현대해상 합류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는 가장 큰 이유다. 현대해상은 정 CSO 취임 당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디지털·AI 전환, ESG 경영 내재화, 고객·이해관계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두고 정 CSO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은 지난 2019년 토스뱅크 설립 당시 '토스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한 전례가 있지만 주주구성·사업모델이 예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발을 뺀 기억이 있다. 

이번 제4인터넷은행 사업모델은 정 CSO의 장기인 '포용금융'을 내세우는 만큼 전문성 측면에서 빈틈이 채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국신용데이터의 'KDC뱅크', 소상공인연합회의 '소소뱅크' 등 경쟁 구도를 헤쳐 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정 CSO는 최근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 특별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현대해상이 정 CSO가 정몽윤 회장 밑에서 금융 관련 경영수업을 직·간접적으로 받았다고 설명한 만큼 경영권 승계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CSO직은 회사 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자리로 보인다"며 "아직 젊은 나이인만큼 회사 내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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