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진단·분석 등 AI 활용도 높아…KB증권 대화형 AI '스톡 GPT' 오픈
리딩방 피해 등 '대고객 서비스' 갈증…신뢰성·저작권 문제 극복해야

증권사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대화형 서비스, 해외 기사 번역,  고객 대응 등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챗GPT 기술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Stock GPT' 대고객 서비스를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KB증권
증권사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대화형 서비스, 해외 기사 번역,  고객 대응 등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증권은 챗GPT 기술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Stock GPT' 대고객 서비스를 1분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KB증권

[비즈월드] 인공지능(AI) 열풍이 수년째 이어오면서 증권사들의 생성형 AI 활용 서비스도 고도화되고 있다. 저작권 침해·신뢰성 부족으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문제점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내 고객에게 AI 기반 맞춤 투자 정보를 알려주는 '스톡(Stock) GPT'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업종별 주목도 높은 종목이나 최신 경제 이슈, 종목 이슈 등을 대화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KB증권은 지난해 IT본부 내 '신기술팀'을 신설해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연구해왔다.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도 각각 'AIX팀', 'AI솔루션본부'를 만드는 등 주요 증권사들이 AI 서비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가 AI 도입 열풍을 불러온 대표 주자다. 미국기업 실적속보를 전해주는 '어닝콜 읽어주기'와 해외 언론사 기사 번역 '해외뉴스 번역 서비스', 개별 종목의 시황을 정리한 '투자 GPT가 요약한 종목은?'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샀다.

올해 초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별 맞춤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AI 고객 맞춤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의 개별 투자 스타일, 선호도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문장 형태의 투자조언을 생성해내는 기술이 적용됐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GPT뉴스레터'를 출시했다. 투자자 대상으로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의 핵심 뉴스를 간추려 제공하는 서비스로 각광받았다. 또 자체 앱 나무증권 내 'AI국면'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종목 과열 여부를 제시하는 등 활용도를 높인 바 있다. 

증권업계는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업계 중 하나다. 주식·파생상품·절세·기업가치 등 고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지점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대고객 서비스에 대한 갈증도 큰 상황이다. 

특히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개인 유튜브·리딩방 등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투자 문화를 변화시킬 혁신 시스템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까지 경찰이 집계한 불법 리딩방 피해자 수는 9360명, 피해 금액은 2400억원이 넘는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의 스톡 GPT와 같이 '챗 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AI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질문 답변에만 그치는 서비스에서 상호 소통과 인지적 이해를 중점 삼은 서비스로 나아가야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된 딥러닝 모델인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이다. 증권사들은 재무제표나 경제 금융분야 관련 뉴스, 고객 무기명 정보 등을 활용해 언어모형을 만들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생성형 AI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주요 문제점을 안고가야 한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단점은 '저작권 침해'다. 생성형 AI로 제공되는 내용이 뉴스 기사를 베껴왔을 경우 이에 대한 권리를 보상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까다로움을 동반한다. 미국 주요 언론사 뉴욕타임즈는 최근 비슷한 문제로 생성형 AI 기업인 오픈AI를 고소하기도 했다.

AI 신뢰성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만약 자동차·이차전지주 관련 종목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로봇·방산기업을 추천해준다면 고객들의 만족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학습을 주입해 일부 테마주를 띄우려는 작업, 최신 자료 누락 등 문제점도 공존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챗 GPT 언어모델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검증된 빅테크와 손잡는 등 AI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며 "정보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투자 문턱도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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