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내수 시장 성장세 한계…2018년 대비 2022년 출고량 6.1% 감소
팝업부터 현지 판매 채널 강화, 해외 소주 생산 공장 설립 등 적극적

글로벌 소주 통합 브랜드 진로(JINRO)의 홍콩 팝업스토어 ‘진로 테마 스토어(JINRO THEME STORE)’ 매장 내부. 사진=하이트진로
글로벌 소주 통합 브랜드 진로(JINRO)의 홍콩 팝업스토어 ‘진로 테마 스토어(JINRO THEME STORE)’ 매장 내부. 사진=하이트진로

[비즈월드] 국내 대표 주류회사이자 업계 투톱으로 꼽히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소주'를 앞세워 해외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주류 가격 변동, 음주 문화의 변화 등으로 내수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자 해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91만7959㎘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1540㎘로 4년 사이 6.1%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기업 문화의 변화로 회식이 급감한 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와 와인 등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건강을 챙기려는 웰빙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며 국내 주류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에 가장 먼저 '소주의 세계화'를 선언한 하이트진로와 '새로'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한 롯데칠성음료까지 해외 영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소주 통합 브랜드 진로(JINRO)의 팝업스토어 ‘진로 테마 스토어(JINRO THEME STORE)’를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오픈했다.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운영될 예정인 진로 테마 스토어는 홍콩 MZ세대와 접점 기회를 넓히고 진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기획됐다. 

이곳에서는 참이슬, 과일리큐르, 무알콜맥주인 하이트제로 등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와 음료 18종을 구매·시음할 수 있으며 소주의 다양한 음용법을 알리기 위해 바텐더가 직접 개발한 레몬티·모히또 등 8종의 소주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소고(SOGO) 백화점 근처인 홍콩 최대 번화가에 위치해 오픈 두 달만에 방문자 수 약 2만 명을 기록했으며 홍콩 인기 SNS인 ‘샤오홍슈’에 다양한 방문 후기가 올라오는 등 온·오프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세인스버리’ 88개 매장과 온라인 몰 ‘세인스버리 온라인’, ‘오카도’에 과일리큐르 2종을 입점시키며 유럽으로도 판매 채널을 확장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미국·러시아·중국·베트남·일본·필리핀 이후 7번째 법인을 싱가포르에 세운 데 이어 같은 해 10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 사업자와 전대차 계약을 체결,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소주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이미 주력 제품 '참이슬'을 앞세워 해외 80여개국에 소주를 수출 중인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을 '소주의 세계화' 사업의 교두보로 삼아 향후 해외 판로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베트남 호찌민 부이비엔 거리에 오픈한 제로 슈거 소주 '새로' 팝업스토어 포스터. 사진=롯데칠성음료
지난해 말 베트남 호찌민 부이비엔 거리에 오픈한 제로 슈거 소주 '새로' 팝업스토어 포스터. 사진=롯데칠성음료

현재 약 50여개국에 '처음처럼'과 '순하리' 등 자사 소주제품을 수출 중인 롯데칠성음료 역시 최근 베트남 호찌민의 부이비엔 거리에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베트남은 새로 팝업스토어 월드 투어의 첫 시작점으로 지난해 말 오픈과 동시에 유행에 민감한 베트남 젊은층에게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투명병으로 트렌디한 새로의 패키지 디자인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구미호 캐릭터와 흥미로운 세계관, 소주를 활용한 칵테일 제조 체험에 대한 신선함 등이 베트남 젊은층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지난 11일 막을 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앞으로 전 세계 소비자에게 새로를 중심으로 한국 소주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미국·일본·중국·필리핀 등으로 월드 투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와이너리 'E&J GALLO'와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미국 시장 공략 강화에도 나선 바 있다. 

당시 협약에 따라 롯데칠성음료는 E&J GALLO 와인의 한국 시장 내 판매 강화를, E&J GALLO는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새로'·'순하리'의 미국 로컬 시장 내 판매를 더욱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와 한국 시장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E&J GALLO는 전 세계 약 110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주류 회사로 미국 시장 내 주류 유통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런 E&J GALLO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 현지 시장에서의 자사 소주제품의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지난해 9월 경영권을 취득한 필리핀펩시도 롯데칠성음료의 동남아 진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부터 글로벌 식음료기업 '펩시코(PEPSICO)'와 연매출 약 1조원 규모로 알려진 필리핀펩시의 공동 경영체제를 이어온 바 있다. 그로부터 13년 만에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에선 롯데칠성음료가 필리핀펩시를 통해 밀키스·처음처럼·순하리 등 자체 음료·소주 제품 현지 생산·유통을 하며 동남아 시장에서의 제품 판매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이미 소주 제품의 해외 수출을 주도해왔던 두 기업이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성장에 한계가 온 내수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류 산업은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를 넘어선 새로운 수익원 창출은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 무대를 해외로 넓혀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최근 K-문화가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한국 주류의 인지도 역시 해외 교민과 현지인들에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내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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