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얽히고 설킨 겸직으로 비리의 온상이 된 국제어린이영화제 운영실태

심미경 서울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심미경 서울시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의회

[비즈월드] 심미경 시의원(국민의힘, 동대문2)은 최근 열린 제321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교육위원회 서울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영화제)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초등학교에 특정감사를 실시했고, 이 감사에서 영화제 운영 전반의 다양한 위법·부당한 사항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심 의원이 제출받은 영화제 운영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2020년 약 2400만원이던 영화제 예산이 2022년 4억6000만원으로 20배 가까이 불어났다. 

또 심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집행기관인 동답초등학교와 그 하위기관인 영화제 사무국, 집행위원회, 학교영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학교협동조합), 학교운영위원회(운영위)의 각 조직 구성원들이 2~3개 이상의 직분을 겸직하고,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 영화제의 취지와는 다르게 비리로 얼룩진 영화제를 운영했다.

지난 2022년 4억6000만원의 예산 사용에 있어 계약 및 회계업무는 전반에 걸쳐 매우 부적정하게 이뤄졌다. 예산 사용에 있어 메타버스 제작 이외에는 모든 비용은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졌으며, 영화제 공연을 위해 학교협동조합이 용역을 수행하게 한 이후와 영화제가 끝나고 학교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정산서를 근거로 품의서를 작성하는 등 부적정하게 회계를 집행했다. 

특히 물품구입과 운영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도 원칙과 기준 없이 평가·선정했으며, 특히 물품선정위원회 위원 중 업체와 관련된 위원(조합원)이 포함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동답초등학교 내에는 영화제를 지원하기 위해 학교관계자들로 구성된 학교협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러나 영화제 운영에서 드러난 현실은 정반대로 학교가 학교협동조합 구성원들을 돕는 형태를 띄었다. 

영화제 운영을 위해 사무국과 집행위원회 등 하위기관을 설치했고, 사무국 직원을 협동조합 구성원들로 채용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불공정 채용이 이뤄졌다.  

면접위원 중 한 명은 동답초 교사이자 학교협동조합 이사였고, 사무국장으로 채용된 ㄱ씨와 코디네이터 3명 모두가 학교협동조합의 임원과 조합원이었다. 사무국장과 코디네이터는 2022년 5명이 영화제관련 업무를 통해 4000만원이나 받았음에도 위촉 봉사직이라는 핑계로 단 한 푼의 세금도 납부하지 않았다. 

심미경 의원은 운영위의 영화제 예산 심의과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운영위 위원장이 협동조합 이사장과 사무국 코디네이터를 겸하고 있었고, 학교협동조합이나 사무국 코디네이터를 겸하고 있는 운영위원도 전체 위원 11명 중 5명이였다.

심 의원이 확보한 ‘영화제 관련 예산안’ 심의 회의록을 보면, 운영위 위원 모두 해당 예산안 관련해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동답초는 영화제를 ‘국제’영화제로 홍보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해외부분에서 외국인 출품작 수가 제7회(2022년) 5편, 제8회(2023년)에는 고작 3편이였다. 국제영화제라고 하기에는 성적표가 초라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심 의원의 지적에 따라 영화제 운영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 11월 13일 특정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복무(겸직허가 신청) 부적정, 계약 및 회계업무 부적정, 공유재산(영화제 로고) 사용허가 부적정, 물품선정위원회 운영 부적정, 예산 계획(편성) 및 집행 부적정, 공유재산 관리업무 소홀, 심사수당 과지급, 소득세 과징수 그리고 사무국장 등 위촉과정 및 봉사활동비 적정성 등 다수의 위법 부당한 사항이 드러났다. 

심미경 의원은 “영화제 관련 문제는 특정감사에서 드러난 사항 외에도 더 많은 문제가 있다”며 “본청 감사관실에서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감사를 시행해 학교행정의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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