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수십일 필요한 설계 시간 분 단위로 단축… 공기 단축·비용 절감
현대ENG 등 대형사부터 스타트업까지 개발 열기 '후끈'

현대엔지니어링의 파이프랙 자동화 설계 시스템이 구동되는 화면.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의 파이프랙 자동화 설계 시스템이 구동되는 화면. 사진=현대엔지니어링

[비즈월드] 수일에서 수십 일이 필요한 건축설계 시간이 수십 분으로 단축된다. 인공지능(AI)이 건축가를 대신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와 설계 관련 스타트업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공지능 건축설계는 인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작업하며 설계에 드는 시간을 크게 줄인다. 한 번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어 비용도 절감된다. 업계가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개발에 열중하는 이유다.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형 건설사 중 인공지능 건축설계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9년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개발에 뛰어든 이후 플랜트 철골구조물 설계, 공동주택 조경 설계, 공종 도면 설계 등 10여개의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이 공정 배관 계장도 자동 인식 시스템을 구동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직원이 공정 배관 계장도 자동 인식 시스템을 구동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특히 올해 ‘파이프라인 구조 설계 완전 자동화’를 실현하기 위해 인공지능 설계 기술을 개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파이프랙 자동화 설계 시스템과 방법 ▲공정 배관 계장도 자동 인식 시스템 등을 통해 설계 자동화가 이뤄진다.

파이프랙 자동화 설계 시스템은 파이프랙이 지지해야 하는 배관·케이블의 설계 정보와 플랜트가 건설되는 지역의 바람·하중 등의 정보를 반영해 자동으로 파이프랙 설계를 완성하고 최적화된 부재까지 찾아주는 기술이다.

공정 배관 계장도 자동 인식 시스템은 인공지능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 등을 기반으로 배관·계장 목록과 CAD 도면 등의 산출물을 자동 생성한다.

DL이앤씨가 지능형 설계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성한 소형 주택 설계안.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가 지능형 설계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성한 소형 주택 설계안.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건축설계 자동화를 위해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반의 건축 설계 자동화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 주관으로 지난 2021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5개년 프로젝트로 DL이앤씨는 올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건축설계 자동화 시대를 열며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된다. DL이앤씨는 지능형 설계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설계안을 작성하고 실제 시제품을 제작하는 실증을 하고 있고 내년에는 실증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스타트업에서도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텐일레븐은 인공지능 건축설계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인공지능 건축설계 솔루션 ‘빌드잇’이 주력 상품이다. 빌드잇은 사업지의 지형·조망·법규 등을 분석해 용적률과 일조량을 최대화한 공동주택 설계안을 도출한다. 지난 2021년 현대건설·호반건설이 투자한 기업이기도 하다.

밸류맵은 텐일레븐과 공동으로 ‘인공지능 건축설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다가구·오피스텔·상가주택 등 6개 유형의 부동산을 실시간으로 설계할 수 있다. 최적화된 건폐율과 주차대수까지 계산해 준다.

인공지능 건축설계는 설계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줄여 공기 단축, 비용·인건비 절감 등 다양한 장점을 줄 혁신 기술이다. 반면 인공지능이 판단하기 어려운 건축주의 의도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논리 설득 능력 등은 아직까지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으로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 상황에서 건설업계도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며 “시공성·경제성 향상 등 다양한 장점의 인공지능 건축설계를 통해 미래 건설이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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