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은 지금부터… 국내 스타트업 진출 러시
VC-AV 주도의 일본 진출 지원 노력 강화
일본 지원정책 리포트와 일본 시장조사 솔루션까지

[비즈월드] 스타트업의 ‘불모지’라고 불리던 일본이 최근 국내 스타트 업계로부터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그러나 스타트업 생태계는 그다지 성장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11174개 유니콘 기업 중 일본은 단 11개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에 비해 경제규모(GDP 기준)는 2.4배가량 크지만 유니콘 기업 수가 23개인 한국에 비해 절반 수준도 안된다. 

일본 도쿄 야경(사진=Pexels)
일본 도쿄 야경(사진=Pexels)

하지만 일본은 역대급 엔저(円低·엔화 가치 하락)로 글로벌 투자 혹한기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하며 스타트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스타트업 창출 원년’을 선포해서다.

지난해 8월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 사령탑으로 장관급인 스타트업담당상을 신설했고, 그해 말에는 스타트업 육성 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투자액을 10조 엔 규모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이 기간 동안 일본 내 유니콘 기업은 1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은 한국시장의 경쟁 심화와 시장 포화 그리고 투자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 진출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벤처캐피털(VC) 역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 진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VC-AV 주도의 일본 진출 지원 노력 강화 

'신한퓨처스랩재팬'은 신한금융그룹에서 지난해 11월 출범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16년 베트남,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에 관련 조직을 설립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통해 일본 현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한·일 간 벤처 생태계를 연결·확장하고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한·일 스타트업 교류, 일본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을 해 나갈 예정이다. 신한은행 일본 법인(SBJ)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금융업무를 지원하고 디지털 제휴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신한벤처투자는 6월에 일본 VC 글로벌브레인(Global Brain)과 투자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브레인은 지난해 일본 VC 업계에서 투자금액 1위를 기록한 운용사다. 또 일본 대기업의 CVC펀드를 위탁운용하고 있는 VC로 일본 2위 통신사 KDDI, 일본 부동산 업계 1위 '미쓰이부동산(Mitsui Fudosan)' 등이 출자한 펀드를 운용 중이다. 

롯데벤처스 역시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모집에 나섰다. 롯데벤처스는 9월 20일까지 '2023 L-CAMP JAPAN 1기 프로그램'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1기 프로그램에 최종 선발된 기업에는 ▲항공권, 숙박 등 일본 현지 체류 비용 일체 ▲일본 롯데 계열사와의 사업화 연계 지원 ▲일본 벤처캐피탈 대상, 1대1 밋업 및 Private IR 기회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9월 말까지 모집과 선발 과정을 거쳐 10월 중순,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 현지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서류와 대면 심사 과정에서 롯데벤처스 재팬 및 일본 기업의 현지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일 공동 심사를 한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일본 사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 진출 의지와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우선 선발할 예정이다. 

일본 최대 디지털전환(DX) 서비스 기업 산산(Sansan)과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시아 벤처스튜디오가 11월 도쿄에서 열리는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 엑스포 2023 가을 '에 참가할 한국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클라이머스 스타트업 재팬 엑스포는 일본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다. 11월 열리는 본 행사에는 400여개 일본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를 비롯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지원정책 리포트와 시장조사 솔루션까지 등장  

클라우드 선도기업 메가존클라우드(대표 이주완)가 일본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 국내 기업과 창업을 준비 중인 일본 스타트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2023년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 동향 분석 리포트'를 국내과 일본에서 동시 발행했다.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관련 사이트 및 자치단체별 프로그램 20여 개를 5개월 동안 분석해 발간된 이 리포트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분석 ▲일본 정부 스타트업 지원 정책 ▲ 지역별 일본 스타트업 특징 분석 등 모두 3개 장으로 구성됐다.

특히 3장에는 일본으로 진출하려는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들의 지원 정책도 실려 있다. 또 기존에 일본 진출 기업들이 어려워하던 스타트업 비자 발급 및 임대료 보조금 지원은 물론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와 액셀러레이터 유치 정책을 시행하는 지방도시들이 소개돼 있다. 

인텐트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 일본 버전’. 사진=어센트코리아
인텐트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 일본 버전’. 사진=어센트코리아

마케팅테크(MarTech)기업 어센트코리아는 검색 빅데이터 기반 인텐트 마케팅 솔루션 '리스닝마인드 허블’ 일본 버전을 지난 7월 론칭했다. 리스닝마인드 허블 일본 버전은 1억 3000만 일본 전 국민이 구글 재팬과 야후 재팬에서 입력한 3억개의 검색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를 제공한다. 

일본 현지 기업과 일본에 진출한 기업들은 리스닝마인드 허블 일본 버전 통해 일본 시장과 일본 소비자들을 심도있게 분석할 수 있다. ‘일본 소비자 인식’과 ‘일본 시장 내에서의 제품간 브랜드간 경쟁상황’ 등을 몇번의 검색만으로 즉각 확인 가능하며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일본 소비자들의 검색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언어 장벽을 넘어 일본 시장 및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 일본 소비자들의 검색 경로, 관심 토픽, 잠재 고객들의 페르소나 발굴, 소비자 공감도가 높은 광고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개발, 미디어믹스 전략 수립, 전략 세그먼트 타겟팅 등이 가능하다.

또한 초거대 언어모델(LLM)의 GPT 서비스를 활용해 분석 데이터를 알기 쉽게 해설해주기 때문에 손쉽게 일본 소비자가 가진 솔직한 취향과 소비자 의도 그리고 일본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비즈월드=민호기 객원기자 / minha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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