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서사원 대표가 예산 삭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황정일 서사원 대표가 예산 삭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최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에 대한 예산이 서울시의회 요구로 60% 가까이 삭감되면서 서사원과 관련한 잡음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노인과 여성문제를 담당하고 있던 곳이어서 해당 서비스를 받아오던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서사원이 내부유보금 42억원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9월부터 예산부족으로 사업을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서사원의 존폐에 대한 이야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비즈월드는 황정일 서사원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먼저 서사원 유보금과 관련해 현재 상황은.

“8월말 예상 보유 예산은 약 10억원으로 9월 자체수입 등 8억원을 합하면 18억원이고 인건비와 운영비 등 9월말 기준 지출예상액은 19억원으로 8000여만원의 예산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 전년도 미집행으로 이월된 잉여금(내부유보금으로 전환) 42억원의 사용 승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3차례나 보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다. 

지출을 줄여 예산 고갈 사태를 막기 위해 10억원 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조조정안(센터통합안 등)도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제시했다. 그러나 수용이 되지 않고 있다. 서사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사원은 올해 예산으로 210억원을 요청했다가 서울시로부터 42억원, 서울시의회로부터 100억원을 삭감당해 68억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다. 이는 당초 요구액의 33%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이다”

-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어떤 상황인가.

“예산삭감 이후 8개월이 지났다. 더욱이 지난해 예산삭감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어느 사업이 왜 불필요하고 왜 예산을 삭감하는지 한마디 설명도 없었다. 그래서 한마디 해명도 할 수 없었다. 

60% 가까운 삭감으로 '닥치고 삭감'이었다. 옳지 않은 과정이었다. 이로 인해 서사원은 비정상의 8개월을 보냈다. 올해 예산이 서울시 출연금 등 68억원(보조금 포함)이다. 7월말까지 예상되는 서사원 자체수입은 39억원이다. 

앞서 설명한 데로 9월 말까지의 지출을 고려하면 예산 보유액에서 8000여만원의 마이너스가 계상된다. 개혁도 혁신도 정상적인 운영 속에서 가능한 거 아닌가” 

- 서사원의 자체 혁신안이 의회로부터 거부를 당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어린이집 운영을 중단하는 방법론에서 의회는 일시에 운영을 종료하라는 것이고 서사원은 순차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각 구청과의 계약 관계도 있지만 당장 일시에 종료할 경우 아이들의 보육에 어떤 문제가 어떻게 생길지 알 수 없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서사원의 입장이다”

- 일각에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서사원의 문을 닫기 위해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사원이 존재해야 할 타당성은 있는가.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특히 100억원 예산 삭감이라는 어려움 속에서 예산 10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는 구조조정안도 일찌감치 서울시와 시의회에 제시했는데 수용을 안 해주니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서사원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고령화·여성의 경제생활 확대 등으로 그 중요성은 갈수록 무거워질 것이다. 문제는 과거에도 현재도, 상당한 세금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못 하니 할 수 있도록 고치자'는 게 저의 주장이다”

황정일 대표가 내부 유보금 사용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황정일 대표가 내부 유보금 사용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 구조조정안의 내용은 무엇인가. 자체 혁신안과 또 다른 것인가.

“자체 혁신안 중의 일부로 본부 이전과 센터 통폐합을 내용으로 한다. 현재 마포에 있는 본부 건물을 답십리로 축소 이전하면 1년에 약 4억원 가량 절감하고 12개 종합재가센터를 4~5개로 축소 통폐합하면 약 6억4000만원 가량 절감하는 방안이다.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서울시가 수용을 하지 않는다. 서사원의 12개 센터 중 5개 센터가 올 8~9월이면 임대 기간이 만료된다. 재계약을 하든지 통폐합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예산 문제로 재계약은 어렵고 통폐합은 정관 개정 사항이라 서울시의 사전 승인 없이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 불가능하다. 서사원은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 시에서 요구하는 임금체계 개편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임금체계 변화는 과반수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다. 서울시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인데 이렇게 법적·상식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억지 주장일 뿐이다”

- 민간과 동일한 여건에서 경쟁을 통해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라는 서울시의 요구에 대한 입장은.

“왜 많은 예산을 들여 서사원을 설립했는지 서울시에 되묻고 싶다. 민간과 동일한 여건에서 경쟁을 통해 생존하라는 것은 수익성을 우선 추구하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공공성을 목표로 한 사회서비스원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요구다. 

복지사업을 하면서 수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양립할 수 없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마련할 방안이 있다면 서울시가 알려주시기 바란다.”

- 대표님 취임 후 서사원이 변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 .

“민간곤란 서비스 실적이 11.2%에서 22.6%로 두 배 많아졌다. 공공돌봄의 역할과 기능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 외에도 1인당 병가일수가 6.75일에서 4.93일로 줄었고 일평균 4.21시간 초과 근로자 비율도 26.8%에서 52.4%로 대폭 늘었다. 점점 개선해 나가고 있다.”

- 서울시에 바라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은 중요한 덕목이다. 공공기관의 정책이나 주요 직책자의 발언이 시간에 따라 사람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한다면 곤란한 일이다. 

지난 6월 기조실장이 내부유보금 42억원 사용을 언급했다. 서울시 복지정책실은 기조실장의 말씀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내부유보금 사용을 빠른 시일 내에 승인 해주기 바란다. 무엇보다도 정년퇴직자의 촉탁직 전환 채용과 긴급돌봄 업무 담당 및 전산 직원 등의 공백을 하루빨리 충원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