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건설업계 해외 수주, 중동 등에서 다시 기지개
현대건설 등 속속 낭보… 3분기에 수주 실적 가시화 전망

주춤했던 건설 해외 수주가 다시 내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각사CI
주춤했던 건설 해외 수주가 다시 내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각 사 CI

[비즈월드] 주춤했던 건설 해외 수주가 다시 내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중동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아시아지역 사업 확대 등에 집중하고 있다.

29일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 건설사업 공사 건수와 계약액(1월 1일~6월 29일 누적)은 290건, 172억9140만8000달러다. 전년 동기 273건, 114억6480만4000달러 대비 각각 106%, 151% 상승했다.

올해 정부의 건설 해외 수주 목표는 350억 달러다. 최근 해외 수주가 주춤했던 만큼 달성하기 어렵잖겠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대건설이 사우디에서 6.5조원 규모 초대형 사업을 따내며 목표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원희룡(윗줄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과 (아랫줄 오른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이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원희룡(윗줄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과 (아랫줄 오른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이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따낸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과 패키지 4’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이다.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수주했다. 수주 계약비만 50억 달러(한화 약 6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사업 덕에 올해 해외 수주 누적액이 전년 동기 누적액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번 수주는 현대건설의 사우디 진출 이래 최대 성과이자 ‘원팀코리아’ 구성 이후 최대 성과이기도 하다. 원팀코리아는 국토교통부가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기 위해 구성한 수주 지원단이다. 그간 큰 성과가 없어 체면만 구기고 다닌다는 평을 들었지만 이번 성과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중동에서의 신사업 성과도 눈길을 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 형태로 오만에서 그린수소 독점 개발 사업권을 확보했다. 오만 두쿰에서 향후 47년간 그린수소 사업을 독점 개발·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확보한 부지 면적은 서울시 총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340㎢다. 컨소시엄은 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연 22만t(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2027년 착공해 2030년 준공 목표다.

앞으로의 중동시장 건설 분위기도 좋다. 고유가로 주머니를 두둑이 불린 중동 국가들이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사우디 네옴시티(5000억 달러)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101억 달러), 쿠웨이트 압둘라스마트시티(40억 달러)와 같은 신도시 사업이나 각종 플랜트 사업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중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 정부가 공사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할 것을 약속해 한화 건설부문이 8900억원 미수금을 받고 재시공에 나설지 주목된다.

아시아지역에서의 성과도 알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대만에서 7500억원 규모의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대만에서 7500억원 규모의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만의 대형 금융그룹인 푸본금융그룹 자회사 푸본생명보험이 발주한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 공사’를 75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시에 지상 48층, 240m 높이의 오피스 빌딩과 23층 규모 호텔, 두 건물을 연결하는 지상 13층 근린시설(포디움)을 신축한다. 연면적이 55만㎡에 이르는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에 나선다. 베트남 건설개발 투자기업인 TTA(Truong Thanh Development and Construction Investment Joint Stock Company)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이 추진 중인 10억 달러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TTA와 공동 참여하기 위해서다.

또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에서의 건설 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 백정완 대표를 비롯한 실무진이 현지를 찾아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밖에 건설업계 해외 수주 움직임을 보면, GS건설은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아랍에미리트 해수 담수화 플랜트 추가 수주 기회를 엿본다. DL이앤씨는 동남아 일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겨냥한다. 삼성물산은 SMR 해외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을 살려 에너지·배터리 시장 등을 공략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들이 입찰을 추진하거나 예정 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은 3분기 말부터 구체화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주 성적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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