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데이터 수집해 '집단 비교분석' 통해 '이상 징후' 포착
허위 병원 설립, 보험 공모 세력 검거해 '보험료 인상' 방지

[비즈월드] 오픈AI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ChatGPT), 구글 챗봇 인공지능 바드 등 고성능 인공지능(AI)이 연달아 등장하며 '생성형 AI'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금융 기업은 머신러닝·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지적재산권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에 비즈월드는 인공지능 특허를 확보한 금융 기업들의 다양한 아이템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교보생명은 보험 사기를 미리 감지해 사전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허를 취득했다. 사진은 보험 관련 데이터를 집단으로 묶고 연관성을 찾아 보험 사기 패턴을 파악하는 해당 시스템 구성도. 사진=키프리스
교보생명은 보험 사기를 미리 감지해 사전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허를 취득했다. 사진은 보험 관련 데이터를 집단으로 묶고 연관성을 찾아 보험 사기 패턴을 파악하는 해당 시스템 구성도. 사진=키프리스

최근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연간 1조원에 육박하는 등 관련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보험사기는 보험사 피해로 직결될 뿐만 아니라 손해율에 반영돼 소비자가 부담할 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들은 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사전 통제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이 보험 사기를 미리 감지해 불필요한 보험 청구를 줄일 수 있다면 불필요한 인력 낭비도 덜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보생명(사장 편정범)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험 사기 패턴을 수시로 재학습해 변종 보험사기를 검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교보생명의 '보험사기 검출 시스템' 특허는 지난 2020년 6월 25일 출원(출원번호 제1020200077517호)돼 올해 3월 특허로 등록(등록번호 제102512982호) 받았다.

이 시스템은 고객 이름과 병명·병원 등 다양한 의료 정보를 수집하는 '입원 데이터 수집부'와 수집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사기 검출 작업을 수행하는 ▲입원 데이터 전처리부 ▲군집화 처리부 ▲학습 데이터 생성부 ▲보험 사기자 판정부로 구성된다.

보험 사기 검출 시스템은 데이터를 받아들여 학습 과정, 정제 과정을 거쳐 판정까지 한 번에 수행한다. 사진=키프리스
보험 사기 검출 시스템은 데이터를 받아들여 학습 과정, 정제 과정을 거쳐 판정까지 한 번에 수행한다. 사진=키프리스

모든 보험사는 고객의 이름과 병원 이름, 재입원 기간 등 다양한 보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사기 검출 시스템은 입원 데이터 수집부에서 해당 데이터뿐만 아니라 보험 사기 내역, 위험 요소 등을 종합 관리한다.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입원 데이터 전처리부에서 데이터를 '쓸만한 자료'로 바꾸는 작업이 수행된다. 예를 들어 3일 이내 동일 병원을 재입원한 경우 입원기간을 합쳐 수정하는 작업을 거친다. 일반 보험 청구자를 사기 가해자로 오인하는 경우의 수를 줄이기 위함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보험사기 집단과 일반인 집단을 비교분석하는 작업(군집화)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데이터들 사이에서 일정 구간 밀도가 가장 높은 데이터, 즉 출연 빈도가 높은 데이터를 집단으로 묶는 작업이다. 암·심장질환 같은 중대 질병을 '레드 존'으로 묶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데이터 분류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집단에서 '튀는 자료'를 찾기 쉽기 때문이다. 특정 요양병원에서 타 요양병원 대비 장기 입원 비율이 급증한다면 보험 사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지역 내 병원 밀도가 타 지역 대비 높다면 허위 병원 설립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

모든 자료는 학습 데이터 생성부에서 가공되고 보험 사기자 판정부로 이전된다. 보험사기를 판별할 때 학습 데이터가 명료하면 공모 세력까지 추가 검출할 수도 있으며 변종 보험사기를 신속히 검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공지능 활용 방식은 머신러닝 기법 중 '앙상블 모델 기법'이 쓰인다. 앙상블 모델은 집단 분류 모델 여러 개를 생성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기법이다. 보험 사기 데이터를 하나의 데이터 뭉치로 볼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비교군으로 설정해 이전보다 높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보생명은 이번 특허가 이전에 발표한 '보험사기 사전 감지 장치'에서 발전된 형태라고 밝혔다. 고객들로부터 상담 데이터를 직접 얻어 보험 사기 패턴을 추출하는 당시 특허 방식에서 더 나아가 '비대면 활용'을 더 강조했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보험 사기 시스템은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조작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강조된다"며 "시스템 도입으로 보험회사 손실도 최소화하고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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