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 대비 95% 급감한 6000억… 14년 만에 1조 이하로 추락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올해 수익성에 악영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2년차 1분기부터 '어닝 쇼크'를 맞았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2년차 1분기부터 '어닝 쇼크'를 맞았다. 사진=삼성전자

[비즈월드]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 1분기 실적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빠진 가운데 메모리 감산(減産)을 공식화 하며 올해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한 2023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분기 대비 매출은 10.59%, 영업이익은 86.08%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나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추락한 일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번 실적은 업계와 증권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1조~2조원대로 예상했고 지난달까지만 해도 7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충격적인 이번 실적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삼성전자의 기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올해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수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면서 처음으로 반도체 감산을 공식 인정했다.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히며 반도체 감산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감산에 들어가지만 재고가 계속 쌓이면 메모리 자산 평가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도 지난 1분기 삼성전자가 수주한 물량이 30%가량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메모리 제품의 경우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의미 있는 수준까지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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