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미라·아일리아 등 풀려… 삼성바이오·셀트리온·동아ST 도전
"출시 예정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만 10종, 불꽃튀는 경쟁 예상"

바이엘과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왼쪽), 애브비의 '휴미라'. 사진=각 사
바이엘과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왼쪽), 애브비의 '휴미라'. 사진=각 사

[비즈월드] 올해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의약품의 글로벌 특허가 줄줄이 만료된다. 특허 만료가 예정된 의약품의 시장 규모는 총 50조원에 육박한다. 다른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동아ST 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휴미라, 아일리아, 스텔라라 의약품의 연간 글로벌 매출규모는 약 49조원으로 추산된다. 

휴미라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9년여간 놓치지 않은 바이오의약품이다.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이 207억 달러(약 25조5000억원)였다.

미국 의약품 특허는 통상 20년간 보장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한 기업은 다양한 전략으로 특허 연장에 집중한다. 애브비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2016년 특허가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송 등을 통해 유럽은 2018년, 미국은 올해까지 권리를 연장했다.

유럽에서 특허가 풀리자 휴미라 점유율은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밀리면서다. 곧 특허가 만료되는 미국에서도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독일 바이엘과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 규모는 99억 달러(약 12조2000억원)다. 아일리아는 황반변성을 포함 다양한 안과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염증성질환 치료제 스텔라라는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 규모는 91억3400만 달러(약 11조2000억원)였다.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 치료에 사용된다.

이처럼 글로벌 매출 규모가 각각 10조원이 넘는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동시다발적으로 풀리는 것은 올해가 사상 최초의 경우다. 

이에 발맞춰 업계는 이미 준비태세를 탄탄히 갖춰놓은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휴미라와 아일리아, 스텔라라 등 세 개 블록버스터 시장을 모두 공략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9년 7월 하드리마 미국 출시를 허가받았으며 미국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잡고 오는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임랄디'라는 이름으로 같은 제품을 판매 중인데 지난해 상반기 유럽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체 처방을 위해 하드리마와 휴미라의 상호교환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올해 9월에서 5월로 앞당겼다.

또 지난해 3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에 대한 임상 3상을 마쳤고 스텔라라에 대해서는 'SB17'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애브비와 '유플라이마'의 7월 미국 출시를 합의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유플라이마의 미국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할 예정이다. 직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출시에 앞서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에 대해서는 임상 3상을 유럽에서 진행 중이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임상 3상은 이미 완료해 현재 허가·출시 준비 중이다.

동아ST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한다.

2015년 바이오시밀러 계약생산과 개발을 위해 디엠바이오를 분할 설립하며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한 동아ST는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기술수출 등 성과를 토대로 이번 도전에 나섰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최근 완료하고 상반기 중 허가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체 시장 파이가 커진 만큼 이를 노리는 글로벌 업체의 수도 늘어 업계에선 경쟁 정도가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에서 휴미라 하나에만 10종 가까이 되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다. 불꽃튀는 경쟁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아직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 악템라나 프롤리아, 키트루다의 특허 역시 2025년, 2028년 등 만료가 머지 않았으니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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