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불요불급한 7375억 삭감…“의회의 예산감시권 강화”
더불어민주당, 사회서비스·노동환경 악화우려…"다수당의 폭거" 주장

제315회 6차 본회의 2023년 서울특별시예산안 투표 결과. 사진=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
제315회 6차 본회의 2023년 서울특별시예산안 투표 결과. 사진=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

[비즈월드]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현기, 국민의 힘, 강남3)는 지난 11월 1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을 수정의결 했다. 이번 예산안은 약자와의 동행, 매력적인 도시 그리고 도시 안전에 많은 예산을 배정했고, 그동안 이슈가 됐던 서울시립대의 예산은 삭감했다.

서울특별시의회가 수정의결한 내년도 예산은 일반회계 33조4660억원, 특별회계 13조7244억원, 총 47조1905억원을 의결한 것으로 당초 제출안 보다 -47억원을 감액의결한 것으로 회계연도 시작 15일 전까지 예산안에 대한 의결을 마치도록 정하고 있는 ‘지방자치법’ 제142조를 준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특별시의회가 확정한 2023년도 서울특별시 예산의 주요사업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자치구 소상공인회 육성지원 170억원을 지원하고, 패션봉제업체 작업환경개선 48억원, 쪽방거주자 생활안정지원 86억원, 우리동네 키움센터 운영 347억원을 확정했다. 

이는 약자와의 동행에 대한 의회차원의 의결결과로 평가된다. 또 뷰티도시서울 추진 49억원, 수변감성도시 조성 67억원, 책읽는 서울광장 27억원을 확정함으로써 매력특별시의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횡단보도 LED 바닥신호등 설치 189억원, 제설취약구간 원격제설 설치 120억원 등을 편성함으로써 도시안전에 더욱 집중하도록 예산안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코로나 펜데믹으로 힘들어하는 운수업체들의 회복을 위한 공항버스 재정지원 사업 25억원, 청년들의 취업을 위한 청년일자리센터 조성 24억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안심디자인 9억원 등 코로나 펜데믹 이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예산도 빠짐없이 배정됐다. 

그러나 서울시립대학교에 대한 서울시의 지원예산이 제출안 576억원보다 17.3% 감액된 -100억원이 삭감됐다. 이는 지난 2012년도 반값 등록금을 시행할 당시만 해도 서울시립대의 대학순위가 500위권에 속했으나, 금년도에는 800위권으로 평가되어 그동안 대학의 경쟁력이 현저히 쇠퇴한 문제에 대한 김현기 의장의 서울시에 대한 대학재정 의존성이 “경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대학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지적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2년도부터 올해까지 11년간 서울시로부터 연간 평균 580억원, 총 6370억원의 세금이 서울시립대학교로 지원됐지만 서울시립대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나머지 대학을 찾는 외국인 학생 비율은 낮고, 교원당 논문 수도 낮아 연구실적이 부족하며, 산학협력 또한 부족하다는 외부기관의 평가가 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즉각적인 구조조정과 쇄신경영에 돌입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그 시기를 놓쳐 급기야 재학생 대비 휴학생 비율이 48.8%, 재적학생 대비 휴학생 비율은 32.8%에 이르는 등 잠시 머물다가는 대학으로 인식되었기에 시급한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김현기 의장은 서울시립대 예산지원액 삭감에 대해 “내부구성원에게는 연구실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혁신과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며, 대외적으로는 서울시에 대한 재정의존도를 낮추어 대학 스스로 재정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며 “서울특별시의회 차원의 실질적인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국민의 힘(대표의원 최호정)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2023년도 예산안 심사에 앞서, 시민의 기대를 채우고 희망을 더 하기 위해 안전체계 재정비, 약자와의 동행 그리고 비정상과의 결별이라는 예산심사 3대 기조 아래 서울시와 교육청의 내년도 살림살이 계획을 세밀하게 심사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애초, 서울시는 2023년도 예산(안)의 총계규모를 올해보다 6.8% 증가한 47조2052억원을 시의회에 제출했다”며 “하지만 불요불급하다고 판단되는 7375억원은 삭감, 시민의 삶에 우선 필요한 예산 7227억원을 증액하면서 총 140억원이 감액되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민의 이익에 반하는 ‘비정상’을 바로잡기 위한 예산조정을 위해 자정 노력 없이 정치 편향화로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해 시민에게 실망을 안겼던 TBS의 경우 2022년 대비 88억원이 줄어든 232억원의 출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정했고, 앞서 통과된 TBS 지원 폐지조례에 따라 2023년을 끝으로 서울시의 예산지원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행정감사를 통해 확인된 것처럼, 서울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노동자복지관이 특정노조 공짜사무실로 전락한 문제점을 바로잡고, 부실한 운영성과에도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민간 위탁운영의 부조리를 끊기 위해 관련 예산의 삭감도 이뤄졌다.

서울시교육청의 예산편성안은 2022년도 예산 10조5886억원 대비 21.7%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인 12조8915억원이 증가 되어 통과되었다. 

교육청의 2023년도 예산은 예산안 세출 7개 항목 기준으로 모두 증가했으며, 구체적으로 냉난방개선·화장실개선·교실환경개선 예산인 시설사업비는 38.2%, 교육청 본청 및 지원청 등의 기관운영비는 19.7%, 냉난방비·공공요금 등 학교운영비는 4%, 교육사업비는 3.8%가 증가 되었다는 것이 국민의 힘 입장이다. 

한편, 서울특별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정진술)은 이번 서울시예산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의 공적돌봄을 담당하는 사회서비스원의 예산이 100억원 삭감됐고, 서울시립대학교 지원예산도 역시 1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강북노동자복지관, 서울노동권익센터, 전태일기념관 등 3곳의 예산 46억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노동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동안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던 마을공동체사업과 주민자치 관련 사업 예산, 기후변화와 그린에너지 확대를 위한 예산들도 대거 삭감되면서 2023년도 사업의 동력을 잃게 됐다”며 “해당 사업들이 빠진 자리는 오세훈 시장의 홍보·치적 사업 예산들로 채워졌다. 서울런을 비롯해 지천르네상스와 서해뱃길 재추진을 위한 서울항 조성 사업, 한강 뚜벅뚜벅 사업과 같은 치적사업들이 매력도시라는 가면을 쓰고 민생을 짓밟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술 대표의원은 “2023년도 서울시·서울시교육청 예산안 사태는 서울시의원으로서의 사명을 포기한 다수당의 폭거”라고 규정하고 “진영의 논리에 매몰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시민없는 시민예산, 학생없는 학교예산, 약자없는 약자동행 예산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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