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재료·포장재·임상 비용 둥 줄줄이 인상 부담
"중·일·인도 물량이 전체 60% 차지…수입선 다변화 시급"

연도별 완제의약품, 원료의약품 자급률 현황.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연도별 완제의약품, 원료의약품 자급률 현황.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비즈월드] 고환율 여파가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까지 찾아왔다. 환율이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의약품의 가격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원료의약품 수입에서 기인한다.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낮은 만큼 수입 과정에서 드는 비용 부담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에 수입 경로의 다변화로 나가는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일반의약품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이 약국에서 판매되는 ‘박카스 D’의 공급가를 6년만에 12% 올린 게 신호탄이었다. 그 다음달인 12월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박카스F’의 가격도 100원 올랐다.

동아제약의 감기약 ‘판피린’도 이달부터 약국 공급가가 12% 인상됐으며 또 다른 대표 자양강장제로 불리는 광동제약의 '쌍화탕'도 약국 공급가가 지난 8월 12% 인상됐다. 대원제약 역시 지난 9월 짜먹는 형태의 감기약 '콜대원'의 약국 공급가격을 제품별로 7~15% 인상했다.

이외에도 ▲한독 '케토톱 플라스트' 10% ▲일동제약 '아로나민씨플러스' 10% ▲신신제약 '아렉스' '신신찜파스' 9% ▲GC녹십자 '제놀쿨' 10% ▲일양약품 '원비디' 12% ▲대웅제약 '우루사' 7% 등이 올해 공급가가 올랐다.

이 가운데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R&D(연구개발) 비용도 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해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도 증가됐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 제약사들은 고공행진 중인 신약개발 비용을 어떻게든 감당해내고 있지만 중소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비용 증가에 임상을 취소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유리병이나 포장재, 물류비까지 오르고 있어 가격 인상으로 그 타격을 메꿀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토로다. 

그러나 의약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낮은 원료 의약품 자급률에서 비롯된다는 게 정설이다. 다른 것보다도 의약품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국내 제약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매우 낮다. 대부분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해 완제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평균 원료 의약품 자급률은 약 28%에 불과했다. 원료 의약품의 낮은 자급률로 인해 완제 의약품 자급률도 낮아져 2017년 77.6%였던 것이 2021년에는 60.1%로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처가 일부 국가에 몰려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수입 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수입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가장 크다"며 "지난해 기준 중국, 인도, 일본 3개 국가에서 전체 원료 의약품 수입량의 60%가량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수입 경로부터 분산하는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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