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비즈월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기존 근무 방식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실험을 한다. 

10일 현대카드는 금융 테크 기업으로서 국내 금융권 처음으로 '상시 재택 근무'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정태영 부회장은 '금융 테크로의 질적 이동'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에 시도한 일하는 방식과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도 출발점인 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2022년 모든 산업이 테크놀로지라는 도구에 지배되고 있고, 결국 기술을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상시 재택근무 제도는 일괄적으로 재택일수를 정해 놓는 방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부서 및 직무 특성에 따라 나눠진 그룹별 근무일수 비율 내에서 자유롭게 재택 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룹은 총 세가지로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영업 분야나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 사무실 근무가 필수적인 조직은 '온사이트(On-site)' ▲프로젝트 기반으로 개인 업무가 분명하고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업무 조직은 '하이브리드(Hybrid)' ▲정형화 돼 있거나 개인의 숙련도에 따라 성과를 내는 업무를 주로 하는 조직은 '리모트(Remote)' 등으로 분류했다.

그룹별 재택 근무 비율은 온사이트∙하이브리드∙리모트가 각각 월 20%∙30%∙40%다. 이밖에 임산부 등 보호가 필요한 직원은 월 50%까지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실장 이상 경영진과 적응이 필요한 신입∙경력사원, 그리고 현장 근무가 필수인 일부 영업 직원은 사무실로 출근한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는 서울 동남권 및 근교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대카드 강남 거점 오피스'도 운영한다. 오는 6월 서울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열 오피스에는 사무 공간과 함께 업무에 필요한 주요 설비 및 휴식 공간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이와 같은 일하는 방식의 대대적인 전환에 발맞춰 집∙거점오피스∙사무실 등 다양한 사무 공간에서의 유연한 디지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전 직원에 '디지털 코인(이하 D코인)'을 지급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D코인을 사용해 제휴 임직원몰에서 무선키보드∙마우스, 재택용 모니터 등 IT 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지급 첫 해인 올해는 50만 D코인(50만원)을, 이후부터는 2년 마다 30만 D코인(30만원)을 받는다.

지난 2015년 ‘디지털 현대카드'를 선언한 정태영 부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기술 개발과 인력 확보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으며, AI(인공지능) 및 데이터사이언스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용카드 상품과 서비스, 맞춤형 마케팅으로 대한민국 신용카드 시장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 4월부터는 상품 및 서비스의 변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하는 방식 및 환경의 변화를 위해 임직원 서베이 및 시범 테스트 등을 진행하는 등 임직원들의 업무에 따른 다양한 근무 방식과 기업문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왔다.

한편 정 부회장은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새로운 기업문화에 대해 시도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문화는 소통이라고 단순 해석해버리는 사람들은 실상 기업문화에 관심이 없다"며 "마치 '행복=건강' 이라면서 단순한 명제로 치환시키는 격이다"라고 언급했다.

[비즈월드=임성원 기자 / djioo0602@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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