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먹고 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도대체 얼마나 수수료를 낮춰야 하는 지 반문을 하고 싶다.

최근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입점 업체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라고 할 정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자신의 공약으로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공개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하나 묻고 싶다. '수수료가 얼마면 자영업자들이 힘들지 않겠는가'라는 질문과 '자영업자를 걱정하는 만큼 배달 플랫폼의 입장도 고려하고 있는가'다.

먼저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전 세계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를 짚어보자. 전 세계 배달 플랫폼 업계의 평균 수수료는 20~30%다. 미국 배달 앱 1위와 2위 업체인 도어대시와 그럽허브의 수수료는 상품별로 다르지만 최대 30%다. 일본의 경우도 우버이츠는 35%, 데마에칸은 30%의 수수료를 입점 업체에 부과한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도 해외에서는 세계 평균의 수수료를 받는다. 베트남 사업(BAEMIN)의 기본 수수료는 25%고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와 함께 진출한 일본(푸드판다)에서도 30%대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반면 국내 배달 앱은 주문 중개 방식 및 광고 상품에 따라 6.8~15%의 수수료가 붙는 체계다. 최대 15%라고 결론을 내려도 전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수수료는 회사 경영과 함께 플랫폼 운영, 시스템 업데이트 등에 들어간다. 게다가 일부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자기가 받는 수수료를 이용해 배달료의 일부를 직접 내고 있고 자영업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제공 중이다.

그 다음으로 자영업자들이 꼬집어 말하는 광고비를 살펴보자. 자영업자들은 광고비로 배달 플랫폼이 폭리를 취한다고 입을 모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영업자들이 내는 광고비는 배달 플랫폼이 자영업자들이 직접 해야 하는 광고와 마케팅을 대신 하는 비용이다. 이는 결코 배달 플랫폼의 순수 이익으로 돌아가는 돈이 아니다.

광고를 포함하는 마케팅은 장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다시 말해 광고비와 마케팅 비용은 장사를 위한 비용일 뿐이다. 배달 플랫폼은 광고비를 받고 자영업자들에게 손쉽게 광고와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한다. 배달 앱을 쓰는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만약 자영업자가 배달 플랫폼을 쓰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을 스스로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현재 우리나라 배달 시장은 세계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그 핵심은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거의 모든 음식을 배달 플랫폼에서 주문하면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플랫폼에 입점했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 무척 중요해졌다. 가격을 올리면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비용, 즉 마케팅이나 광고 비용을 포함한 수수료를 줄여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런 구조가 형성되면서 자영업자와 이들을 걱정하는 모든 이들은 자영업자들의 힘든 상황의 원인을 배달 플랫폼에서 찾고 있다.

그렇지만 이를 배달 플랫폼 기업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절대로 자영업자들에게 입점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배달 플랫폼에 들어오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스스로 입점하고 스스로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여러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광고비, 수수료 등으로 배달 플랫폼 기업이 폭리를 취한다는데 배달 플랫폼 기업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벌이면서도 라이더 확보 및 배달 품질 고도화,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추진하며 막대한 비용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는 그 숫자나 역할을 봐도 참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국민의 소비 시장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영업자들과 함께하는 배달 플랫폼 기업의 얘기에도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배달 플랫폼 업계가 살아야 외식·유통 업계 성장이 이뤄지고 자영업자와 라이더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로 이 시장이 발전해야 한다. 자영업자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이 점 역시 한번은 고민하길 바란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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