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부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과 고객상담 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됐고 보다 진보된 수준의 업무영역을 담당할 ‘AI 은행원’ 개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비즈월드는 시중은행들의 AI 도입 현황과 향후 각 은행들이 그리는 미래 ‘AI 은행’의 청사진을 조명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하나은행은 고객을 완벽히 파악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모든 업무와 금융서비스 등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선포한 디지털 행동 원칙인 '디지털 컬쳐 코드(Digital Culture Code)'에 발맞춰 은행도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를 이뤄나간다는 전략이다.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 위한 AI 서비스 업무 범위 확대

하나은행은 고객들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업무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의 AI 신기술을 지원하는 하나금융융합기술원과 함께 은행 내부의 AI 신기술 분야를 전담하는 'AI빅데이터섹션'이 협업하고 있다.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업무에 적용되는 서비스 중 리스크관리가 있다. 기업 여신 연체 예측 모형을 통해 연체 발생 확률과 연체 발생 가능성의 주요 요인 등을 심사역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심사역 집단지성을 학습한 AI를 활용해 심사역 의사 결정과 업무 부담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가계 및 개인사업자(소호) 머신러닝 신용평가 모형이 도입된 신용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개인 고객 대상으로 시행된 신용평가는 올해부터는 개입사업자를 대상으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고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반영하고 있다. 해외 송금 수취 은행별 송금 시간 예측 서비스를 통해 외부데이터(SWIFT)를 활용한 머신러닝 기술로 해외 송금할 때 현지 은행에서 송금을 수령하기까지 걸리는 예상 소요 시간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18개국 88개 은행에서 제공된다.

이와 함께 입출금과 소득 및 소비지출 내역 등 분석을 통해 매달 걱정 Free AI 자금관리 리포트를 제공하며 최적의 자금관리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하이 로보(HAI Robo)' 역시 지난 2017년부터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시장 데이터 학습을 거쳐 손님에게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 금융서비스인 챗봇 서비스를 통해서도 고객과 직원의 고충을 해결해주고 있다. 고객 대상으로는 모바일뱅킹인 하나원큐 애플리케이션(앱) 내 '하이(HAI) 챗봇'이, 직원들을 위해선 '상담 지원 챗봇'을 운영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고객별 개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마케팅에도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손님의 통장 거래 및 모바일 채널의 로그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손님의 주요 관심 사항과 방문 패턴 등에 따른 초개인화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해주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에 따라 투자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AI 필체 인식 모형'을 구축해 딥러닝 기술로 투자 상품 거래신청서에 손님이 기재한 내용 중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된 내용을 탐지해 알려줘 통제한다. 또 'VoC(Voice of Customers) 감성' 분류와 손님 의견을 분석해 텍스트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긍정 또는 부정 등 의견을 반영해 카테고리를 자동으로 분류함으로써 손님의 불편 사항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권 처음으로 AI를 활용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AI 대출'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공동 개발한 대출 한도 모형에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AI가 손님의 하나은행 거래 패턴을 분석하고 200여개의 변수 및 복수의 알고리즘 결합을 통해 리스크를 분석해 적정 한도를 부여한다. 

◆손님의 360도 파악… 다양한 분야 서비스 적용 추진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AI 및 빅데이터 기술 서비스 추진을 위해 손님의 360도를 이해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무 범위는 초개인화 서비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신용평가, 자동화된 손님 경험 및 업무 개선, 내부통제 및 경영관리 고도화 등이다.

주요 추진 사항은 손님의 행동 패턴과 성향 등에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상품 추천해주고 손님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 기업 부실 조기경보, 금융취약계층 대상 신용평가모형 발굴,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내 AI를 통한 상품추천 및 자산관리도 선보인다. 또 자체 개발한 '광학문자판독(OCR, Optical, Character Reader)' 기술을 활용해 손님이 제출한 각종 서류를 자동 판독해 전산 처리하는 프로세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손님 경험이 혁신될 수 있도록 다양한 업무 범위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현재 은행권에서 대체로 관심을 보이며 추진하고 있는 'AI 은행원' 서비스의 경우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