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 직원 업무 편의성 위한 AI 서비스 도입
AICC 구축 · AI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 가속화

[비즈월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부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과 고객상담 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됐고 보다 진보된 수준의 업무영역을 담당할 ‘AI 은행원’ 개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비즈월드는 시중은행들의 AI 도입 현황과 향후 각 은행들이 그리는 미래 ‘AI 은행’의 청사진을 조명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챗봇 오로라(왼쪽) 및 쏠리치 서비스. 사진=신한은행 쏠(SOL) 앱 캡처
챗봇 오로라(왼쪽) 및 쏠리치 서비스. 사진=신한은행 쏠(SOL) 앱 캡처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인사 배치에도 적용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대고객 AI 챗봇 '오로라' 및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점차 AI 기술의 활용성을 높이며 혁신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부터 직원 업무 편의성까지 AI 업무 범위 다양 

신한은행은 쏠(SOL) 애플리케이션(앱)에서 AI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 구축에 힘써왔다. 영업점에서도 직원 업무 속도를 높여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쏠 앱에 AI 챗봇 오로라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단순 상담과 함께 고객 개인의 성향 및 행동 분석을 반영해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지능형 컨트롤러 도입을 통해 그래픽을 활용한 손쉬운 조작 인터페이스와 초개인화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다. 

같은 해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산 배분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쏠리치(SOL RICH)'도 선보였다. 이용 누적 고객 수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쏠리치는 고객이 보유한 펀드 상품과 관련 고객 성향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 제안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진단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지난 2019년 디지털 자산관리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또 지난해 국가서비스대상에서도 디지털자산관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고객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활용했다. 지난 2019년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AI 몰리'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영업 현장에서 직원들이 효율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했다. 직원들의 업무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고객 편의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더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신용평가 재무제표 입력 자동화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사업자번호와 재무제표 발급번호만 입력하면 국세청 정보를 조회해 재무제표를 자동 입력할 수 있게 돼 건당 20~30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입력 오류도 줄였다. 

이후 지난해 신한은행은 AI 서비스의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다양한 업무에 도입했다. 먼저 'AI Vision·OCR' 플랫폼을 구축해 각종 문서 분류 및 문서 내 정보 추출을 자동화했다. 무역기반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외환 무역서류 점검 자동화 업무에 처음 적용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AI기반 OCR엔진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네이버 클로바'의 고성능 OCR 솔루션 및 '신한DS'의 금융서비스 구축 노하우 등을 통해 개발됐다. 

아울러 AI 기술을 활용해 자금세탁 방지 고위험 의심 거래도 자동화 서비스를 구축해 업무처리 정확도를 높였다. 또 AI 음성봇 '쏠리'도 선보여 고객들이 대기시간 없이 필요한 내용을 바로 안내해줬다. 더 구체적인 상담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전문 상담사에게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알림톡을 보낸다. 

지난 1월에는 AI 활용한 인사 배치도 시행했다. AI 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영업점 이동 배치 및 승진 적합도 모델을 처음으로 적용한 것.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인사 운용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추진됐다. 

네온(NEON) 콘셉트. 사진=네온 유튜브 캡처
네온(NEON) 콘셉트. 사진=네온 유튜브 캡처

◆AI 통합센터 구축… 금융 혁신 서비스 추진 박차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AI통합센터(AICC, AI Competency Center)'를 공식 출범하며 데이터 기반의 사업과제 발굴과 AI 및 IT 역량을 결합해 AI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CC는 신한은행이 보유한 AI 관련 역량을 통해 은행의 모든 업무를 AI 기술로 재설계한다는 목적으로 구축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삼성전자 미래 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STAR Labs)'와 AI 머신러닝 및 그래픽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인공인간 '네온(NEON)'을 은행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이후 올해 1월에는 영업점 등에 'AI 은행원' 도입하기 위한 속도를 높이며 디지털 혁신 점포 구축과 AI 서비스 및 인프라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대고객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함이다.

업무 범위는 ▲AI 컨시어지(고객을 맞이해 방문 의도 파악 및 대기시간 기반 최적 창구 연결 ) ▲AI Banker(자연어처리 기술이 결합한 인공인간이 고객의 음성을 분석해 간단한 업무 응대) ▲고객 관리 자동화(클라우드 서비스 및 인공인간 기반의 대고객 디지털 마케팅) 등이다.

서울 여의도중앙지점 디지털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임성원 기자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우선 미래형 디지털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비대면 화상상담 창구)' 채널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서소문점에 시범 적용한 후 지난달부터 여의도중앙점, 홍제동점, 군자역점, 시흥동점, 화곡역점, 의정부점, 방학동점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부서 관련 직원이 비대면으로 고객을 맞이하지만 향후 미리 녹화해 둔 가상의 은행 직원(AI BanKer)이 등장해 고객을 응대하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전략에 따른 움직임이다. 다만 AI를 통해 심오한 상담까지는 어렵기에 아직 업무 범위에 대해선 미정인 상태다. AI BanKer가 상담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서비스 고도화하며 내년부터 AI 상담 서비스를 전 영업점에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에 따라 영업점 창구에서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세스에 AI를 활용해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투자 상품 판매 때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고객 음성 자동 인식 및 오류 점검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불완전판매 키워드 분석 및 도출을 통해 불완전판매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한다.

신한은행 AICC 관계자는 "연내 디지털 데스크 채널에 고객상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AI 은행원을 도입하기 위해 관련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상담 업무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다양한 방안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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