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을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등의 예방접종 실시계획에 대한 보고와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으로부터 마포구 예방접종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은 후 마포구 보건소 코로나19 예방접종실을 찾아 코로나19 예방접종 준비·시행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코로나19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을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등의 예방접종 실시계획에 대한 보고와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으로부터 마포구 예방접종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은 후 마포구 보건소 코로나19 예방접종실을 찾아 코로나19 예방접종 준비·시행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비즈월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해 1월 20일 인천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 404일만이다. 

이날 오후 9시 10분 현재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수는 8만8922명에 이른다. 전날보다 406명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1585명에 달한다.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변종 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 후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 1915곳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이 이뤄졌다. 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이다.

가장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대상은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종사자 등이다.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는 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의료진이 방문 접종을 시행한다.

화이자 백신 접종은 하루 뒤인 27일부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위치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진다.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이 접종 대상이다.

1차 접종은 3월 20일까지 진행된다. 2차 접종은 3주 뒤인 4월 10일 완료된다. 

지난 1년 넘게 국민들을 괴롭혀 온 코로나19 백신이 접종이 시작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다소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일상생활로의 복귀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정치권만을 이런 기대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어느 시기에 우리나라에 전반적 면역이 생길 수 있는지를 정부가 국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고 정부를 다그쳤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각종 부작용 우려와 일부에서는 접종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국민들은 정부의 예측 능력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얼마만큼의 어떤 종류의 백신이 도입돼 접종이 이뤄지느냐"며 "전 세계의 백신 생산량을 종합해봐도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맞질 않아 충분한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평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백신뿐 아니라 재난지원금 문제도 그렇다"며 "올해에도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거라는 건 사전에 예견할 수 있었는데 지난 12월 예산 편성 때는 평상시처럼 하고 불과 2개월 정도 지났는데 추경한다는 웃지 못 할 짓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부는 순간적으로 변명하는 조처를 취할 게 아니라 국민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예견 능력을 갖고 재정이나 백신 문제에 관련해 국민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이를 방해하는 소모적인 정쟁은 멈추기 바란다"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백신접종, 안전한 백신으로 국민의 일상을 되돌려 드리겠다"고 대응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접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되돌려드리기 위해 첫 발을 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신 대변인은 "어제(24일)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오늘 전국 각지로 배송되고 있고, 26일 아침 9시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된다"며 "화이자 백신 또한 이르면 내일 낮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27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신 대변인은 "(그동안)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백신접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코로나 백신에 대해 외부 전문가 자문을 3중으로 강화해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그러면서 "정부가 유효성과 안전성을 철저히 검사하고 입증한 백신"이라고 강조한 뒤 "여기에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를 갖췄다고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를 믿고 백신접종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울러 "코로나19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며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의 안전을 위해서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는 그날까지 연대와 협력의 힘을 발휘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상황에서 이제는 정쟁 대신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사회 일각에서 백신 공포를 부추기는 가짜뉴스 유포가 심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백신을 정치화하는 것은 위기 극복과 국민 안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백신 부작용 공포'를 부추기는 이들을 겨냥, "무책임한 선동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국민을 돕는 길"이라며 "민주당과 정부는 백신 접종 기간 동안,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접종을 통해 국민의 일상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 당의 말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야당의 목소리에도 분명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 야당의 반격에 여당이 가만히 있는 다면 그것도 말이 안된다. 

그러나 이제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보다는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화하는 각종 감염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이 항구적으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한 목소리를 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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