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레이딩시스템에 탄소배출권 편입…ETN 등 상품 출시 예정
NH투자증권 단독 선정으로 경쟁력 입증…선두 주자 하나증권

NH투자증권은 사업 전담부서 조직과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환경부 주관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사업 전담부서 조직과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환경부 주관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다. 사진=NH투자증권

[비즈월드] 탄소배출권 시장이 내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등 증권사들이 탄소배출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환경부 주관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국가·지역에서 각 기업에 배정한 허용량보다 적게 탄소를 배출하면 다른 기업에 그 권리를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해당 제도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활발해졌다. 

국내 기준으로 기존에도 한국거래소 시스템에서 탄소배출권 거래가 이뤄져왔지만 한정된 환경에서만 가능했다. 지난 1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에 따라 탄소배출권 제3자 진입이 허용됐고 해당 시장에 NH투자증권이 진입했다.

NH투자증권은 탄소배출권 시장 시장조성자(LP)에 증권사 중 여섯 번째로 선정된 바 있다. 시장조성자는 매일 매도와 매수 주문을 제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 하락 혹은 상승이 반복될 때 매수나 매도 대응을 확대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시범사업자 선정으로 NH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부터 배출권 할당대상 업체 등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위탁매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시범사업자 선정 배경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사업 전담 부서로 탄소금융부를 신설하고 증권사 바이오차·쿡스토브 관련 탄소배출권사업에 투자하는 등 탄소배출사업에 공들인 점을 선정 배경으로 꼽는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서울시 여의도 본사에서 자발적 탄소배출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하나증권
하나증권은 지난해 서울시 여의도 본사에서 자발적 탄소배출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하나증권

증권업계에서 탄소배출권 관련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증권사는 하나증권이다. 지난 2021년 환경부로부터 국내 증권사 최초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시장 조성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싱가포르 탄소배출권 거래소 CIX에서 첫 거래를 완료하는 등 성과를 보여준 바 있다.

하나증권 역시 배출권 전담 부서를 조직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하나금융그룹과 연계해 수천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뤄내는 등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영향력은 미미한 상태지만 시장 내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코덱스(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는 기준가격(NAV) 기준 지난 1개월 14.99%의 수익률을 올렸다. 해당 ETF는 유럽 탄소배출권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천연가스 가격 반등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 관련 정책이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점이 불안의 원인으로 꼽힌다. 환경부는 '제4차 배출권 기본계획' 수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 시행될 계획은 배출권 비용의 유상할당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예정돼 있지만 기업 부담을 고려해 조정 가능성도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환경부가 국내 배출권 시세를 반영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을 올해 8월 쯤 출시하기로 한 만큼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원자재 못지않게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 시장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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