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독·일·중과 함께 유럽 특허 최다 출원 5대 국가로 위치 굳혀
삼성 (2위)·LG (3위)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한국 기업 중 유럽 특허 출원 최다
지난해 신규 도입한 ‘유럽 단일 특허’ 한국서도 인기…2023년 하반기 국내 유럽 특허 출원 건수 중 9.7% 단일 특허 신청

유럽특허청(EPO)이 지난 19일 발표한 연례 ‘2023 특허 지수(Patent Index 2023)’. 사진=유럽 특허청(EPO)
유럽특허청(EPO)이 지난 19일 발표한 연례 ‘2023 특허 지수(Patent Index 2023)’. 사진=유럽 특허청(EPO)

[비즈월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난해 유럽 특허청(EPO)을 대상으로 괄목할 만한 특허 관련 성적를 거두며 지식재산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자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특허청(EPO)이 지난 19일 발표한 연례 ‘2023 특허 지수(Patent Index 2023)’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유럽 특허청 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특허 출원 상위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로 유럽 특허청 출원 건수 평균 증가율인 2.9%보다도 5배 높은 수치라고 EPO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기업과 개인 등 한국에서 유럽 특허청에 접수한 특허 출원 건수는 1만2575건으로, 6166건을 기록했던 2014년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현재 유럽에서 미국과 독일·일본·중국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특허출원이 많은 국가다. 2023년 전체 유럽 특허청에 접수된 특허 출원은 총 19만9275건으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전체 출원 건수의 약 57%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 접수됐으며 전체 출원 건수의 8.8%를 차지한 중국에 이어 한국은 약 6%의 비중을 기록했다.

2023 유럽 특허 출원국 통계 인포그래픽, 표=유럽 특허청(EPO)
2023 유럽 특허 출원국 통계 인포그래픽, 표=유럽 특허청(EPO)

안토니오 캄피노스(Antonio Campinos) 유럽 특허청(EPO) 회장은 “유럽 특허청의 특허 지수는 전 세계적인 기술 혁신 역동성의 척도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 기술 시장의 잠재력과 제품 및 서비스의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2023년 유럽 특허청은 역대 최다 특허출원 접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지난해 유럽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 비중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특허 활용 증가세도 돋보인다. 기업들은 새롭게 도입된 유럽 단일 특허 제도(Unitary Patent)를 활용해 EU 시장 진출 때 보다 쉽고 비용 효율적으로 자사의 기술력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 디지털 및 에너지 기술 분야 혁신 약진

한국의 유럽 특허청 특허출원 성장세, 표=유럽 특허청(EPO)
한국의 유럽 특허청 특허출원 성장세, 표=유럽 특허청(EPO)

지난해 한국 기업의 전략 첨단기술 분야에서 활약도 돋보였다. 2023년 한국 특허 출원 중 가장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전기 기계/장치/에너지 분야로 전년 대비 42.9% 증가했다. 

배터리 등 청정에너지 기술 관련 특허를 포함한 전기 기계/장치/에너지 분야에서 LG가 전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어 삼성과 SK가 각각 3위와 8위를 기록했다. 특히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는 위 세 기업 모두 상위 5개 출원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특허청 2023 특허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표=유럽 특허청(EPO)
유럽 특허청 배터리 기술 특허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표=유럽 특허청(EPO)유럽 특허청 2023 특허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표=유럽 특허청(EPO)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 등을 포괄하는 디지털 통신 분야에서는 한국 특허출원이 두 번째로 많은 분야였다. 

전년 대비 출원 건수가 24.6% 증가했으며 세부적으로 컴퓨터 기술 및 반도체 분야는 각각 31.9%, 27.8% 증가했고 시청각 기술 분야는 11.9% 증가해 한국의 특허 출원 상위 5위를 차지했다. 통신 분야 특허 출원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하며 한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특허청 2023 특허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표=유럽 특허청(EPO)
유럽 특허청 2023 특허 출원 기업 종합 순위. 표=유럽 특허청(EPO)

◆삼성 2위·LG 3위, 한국 빅테크 기업, 유럽 특허 출원 이끌어

삼성과 LG는 2023년 유럽 특허청의 전체 출원인 종합 순위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양사의 합산 출원 건수는 한국에서 접수된 출원 건수(1만2575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삼성은 지난해 전년 대비 58.9% 증가한 4760건의 특허를 유럽 특허청에 출원했으며, LG는 3498건을 접수했다. 이어 SK그룹(305건)과 KT&G(244건), 현대자동차(238건) 순으로 유럽 특허 출원 한국 상위 5대 기업이 됐다.

◆신규 도입 ‘단일 특허 제도’ 주목

이와 함께 지난 2023년 6월부터 처음 시행된 ‘유럽 단일 특허 제도(Unitary Patent system)’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 제도를 통해 EU 소속 17개국에 한 번에 특허를 등록하고 통합특허법원(Unified Patent Court)에서 EU 차원의 특허 소송 진행이 가능해 보다 쉽고 비용 효율적으로 자사의 특허를 보호할 수 있다. 

지난해 제출된 전체 특허 출원 건수 중 단일 특허 신청은 전체 17.5%에 해당하는 1만8300건 이상이며, 2023년 하반기 최초 시행 기준으로 단일 특허 신청 비율은 전체 22.3%에 달했다. 유럽 특허 조약(EPC)에 가입한 39개 유럽 국가가 지난해 가장 많은 단일 특허를 신청했다. 이어 미국(10.9%)·중국(10.9%)·한국(9.7%)·일본(4.9%) 순이었다.

기업 단위로는 존슨앤드존슨·지멘스·퀄컴·삼성·에릭슨 순으로 가장 많은 단일 특허 출원을 접수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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