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4월 유한·종근당·대웅·녹십자 등 CEO 임기 만료
대내외 악재 속 대부분 호실적 기록으로 연임 관측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공동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사진=각 사.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공동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사진=각 사.

[비즈월드] 다가오는 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들의 재선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각 기업들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만큼 연임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전승호·이창재 대웅제약 공동대표,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등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의 임기는 4월 만료 예정이다. 

이들 모두 업계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다.

먼저 지난 2021년 3월 유한양행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 사장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타닙)'의 1차 치료제 보험급여 확대를 허가 이후 6개월만에 이끌어낸 데 이어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약가책정 이전까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렉라자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발표, 실제로 이를 이행하며 사회공헌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높였다. 

또 취임 이후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해 왔으며 지난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지난해 유한양행 매출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약 1조9000억원 수준이다. 

3월 중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되는 종근당의 김 대표는 2015년에 영입돼 현재까지 3번의 연임에 성공했다. 

김 대표 체제 아래 종근당은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뤄왔다.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조4883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은 이를 더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약 1조6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기술 수출이다. 

2022년부터 합을 맞춰온 전승호, 이창재 대웅제약 각자 대표 역시 유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전승호 대표는 3연임, 이창재 대표는 첫 연임이다. 

이들의 진두지휘 아래 대웅제약은 지난해 신약 '펙수클루'의 국내 성장, 톡신 '나보타'의 해외 입지 강화, 당뇨 신약 '엔블로' 출시 등의 성과를 냈다. 각자 대표 체제가 자리잡으면서 대웅제약 역시 실적 성장세를 거듭해왔으며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도 직전연도보다 성장한 약 1조3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창업주 2세인 GC녹십자의 허 대표의 경우 지난해 대외환경 영향으로 백신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었지만 지난달 FDA로부터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하며 실적 반등 모멘텀을 확보해냈다. 

허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알리글로의 FDA 승인을 추진해왔다 약 8년 간의 고배를 맛봤지만 이번 승인 획득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또 적극적인 R&D(연구개발) 투자에 힘쓰고 인도네시아 혈액제제 생산공장 신축 등을 추진하는 등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왼쪽), 곽달원 HK이노엔 대표. 사진=각 사.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왼쪽), 곽달원 HK이노엔 대표. 사진=각 사.

3월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되는 정 대표의 경우 지난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동아쏘이오홀딩스에서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대표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연결기준 '매출 1조원' 달성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룹 콘트롤타워인 지주사의 CEO로서 바이오와 디지털헬스 등의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R&D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각 계열사별 사업경쟁력 강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큰 변수가 없는 한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오는 4월 임기 만료 예정인 곽 대표는 2022년 1월 취임 이후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을 연 처방액 1000억원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워낸 주역으로 꼽힌다. 

케이캡의 국내 원외처방실적은 매년 증가세에 있으며 해외 진출 행보도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국가만 35개국이다. 올해부터 해외진출의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 달 보령과 케이캡-카나브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앞으로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으로만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된다'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고려 요소인 것도 사실"이라며 "추진 사업이 중장기적인 호흡이 필요한 경우거나, 현재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경영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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