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신규 매출 절반 차지해…신세계 강남점 3조 넘겨
‘영 앤 럭셔리’ 잡았더니, 팝업 성지 된 더현대
롯데百 잠실점, 싹 바꿨다…팝업·테넌트 등 늘려

백화점 개별 점포의 연 매출이 최대 3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백화점 개별 점포의 연 매출이 최대 3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비즈월드] 백화점 개별 점포의 연 매출이 최대 3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패션 카테고리 경쟁력을 높여 MZ세대를 끌어들인 성과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 기업의 대표 주자인 신세계·현대·롯데는 최근 개별 점포의 연 매출 성과를 공개했다. 여기에 신세계 강남점은 3조원, 더 현대 서울은 1조원, 롯데 잠실점은 2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고물가 등 불황속에 백화점 업체들이 중점 지역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새로 짜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강남점, 롯데는 에비뉴엘 잠실점, 현대백화점그룹은 더 현대 서울 등 점포를 대표 랜드마크로 키우면서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백화점 대표 3사는 ‘패션 피플’을 공략한 것이 성과에 주효했다고 봤다. 각 채널은 명품뿐 아니라 하이엔드, 스트리트 등 패션 품목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구매력이 높은 젊은 층을 새롭게 유입시켰다는 것이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0일까지 강남점의 매출이 누적 총 3조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장을 개점한 지 약 4년 만에 또 다른 기록을 돌파한 것이다.

신세계는 2030세대를 새로운 고객으로 적극 영입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강남점 신규 매출의 절반은 20~30대가 차지했을 정도다.

이런 변화는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면서 나타났다.

신세계는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MZ세대 중심으로 바꿨다. 또 온라인에 집중됐던 영패션 수요를 현장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젊은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이전 연도보다 스트리트 캐주얼 94.8%, 스포츠·아웃도어 51.6%가 각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알렸다. 사진은 더현대서울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이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알렸다. 사진은 더현대서울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오픈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알렸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역대 최단기간 수준이다. 연도별 점포 매출은 ▲2021년(2~12월) 6700억원 ▲2022년(1~12월) 9500억원 ▲2023년(1월~12월 2일) 1조 41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현대 측은 점포 전체를 사진 명소, 즉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꾸미면서 매출이 두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더현대 서울에는 지난 2021년 2월 오픈 직후부터 2년 동안 320여 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에 조사에 따르면 팝업 구매 고객에서 75%는 MZ세대가 차지했다. 팝업으로 연간 200만명 이상의 유입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더현대에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영패션 브랜드를 우선 유치시켰다. 특히 온라인 중심이었던 브랜드를 ‘백화점 1호 매장’으로 입점시키면서 화제성도 함께 잡았다.

영 앤 럭셔리를 콘셉트로 한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미스치프’, ‘세터’, ‘드파운드’ 등 브랜드가 더현대에 일제히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까지 200여 개의 브랜드가 오프라인으로 진출시켰다.

더현대의 영패션 매출 비중은 전 점포 평균인 8.2%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다. 연도별 매출은 ▲2021년 6.2% ▲2022년 10.3% ▲2023년 13.9%로 증가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영패션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객단가도 함께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더현대에서 발생한 객단가는 2021년 8만7854원, 2022년 9만3400원, 2023년에는 10만1904원으로 급증했다. 더현대 서울의 객단가는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 이어 3번째로 높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에비뉴엘 ‘더 크라운’ 등 팝업 전용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에비뉴엘 ‘더 크라운’ 등 팝업 전용 공간이 마련됐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백화점과 에비뉴엘, 월드몰의 시너지 효과로 지난해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은 팝업 전용 공간을 확보해 집객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파악했다. 잠실점에는 롯데월드몰 ‘아트리움’, 에비뉴엘 ‘더 크라운’ 등 팝업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그중 패션을 중심으로 한 명품관인 에비뉴엘은 단독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곳에 위치한 ‘더 크라운‘은 럭셔리 명품을 전용으로 한 팝업이 매달 열린다. 지난 6월부터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인 ‘IWC’를 시작으로 ‘루이 비통’, ‘입생로랑’ 등이 새로운 컬렉션 등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모객 효과에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의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을 새롭게 단장했다. 

에비뉴엘의 메인 공간인 온앤더뷰티존은 지난해 9월부터 고정 화장품 매장이 일부 빠졌다. 대신 하이엔드 패션을 공략한 패션 팝업 스토어가 대거 들어섰다. 10~30세대가 선호하는 신진 패션 브랜드로 빈티지, 업사이클, 스트리트 무드 등이 주요 콘셉트다. 

이런 노력으로 롯데월드몰을 방문한 2030년 고객 수는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전체 고객 중 절반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앞으로 백화점 3사는 구매력이 높은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계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MZ 고객 집객 효과를 높이려면 단순히 팝업 등 횟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이색적이면서도 새롭다고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올해부터 MZ세대를 모시기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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