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방향에 한정된 징수로 줄어드는 통행료 수입 메꿔보겠다는 발상에 불과”

고광민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고광민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비즈월드] 서울특별시의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 서초구3)이 오는 15일부터 서울시가 남산터널 외곽방향 통행료를 없애기로 결정한 것에 이어 추가적으로 3인 이상 인원 수를 따져 통행료를 면제해주던 조례 내용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돌려막기식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4일 서울시는 그동안 남산 1·3호 터널 및 연결도로에 부과해 온 혼잡통행료를 이달 15일부터 도심 밖으로 나가는 외곽방향은 통행료를 받지 않고 도심 방향으로만 2000원을 징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심 방향 통행료만 유지하는 것으로도 필요한 정책 효과를 상당 부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민 물가 부담을 고려해 요금은 2000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고광민 의원은 그동안 서울 도심의 교통 혼잡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1996년에 도입돼 2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는 교통량 감소 효과 미흡 문제, 다른 혼잡구간 및 지역 대비 징수 형평성 문제, 도심 내부로 진입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나가는 차량도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이중과세 문제와 에너지 절약, 탄소중립 문제에 대한 시대적 흐름의 역행 등을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 바 있다. 

1996년 혼잡통행료 징수제도가 서울에 처음 도입된 이래 지난 28년 동안 서울시는 남산1·3호 터널을 오고가는 차량에 대해 혼잡통행료 2000원을 부과해왔다. 다만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에 따라 저공해자동차 및 한 차량에 3명 이상 타고 있는 경우에는 통행료를 전액 면제한 바 있다. 

하지만 고광민 의원을 비롯해 학계 전문가, 각종 언론들에 의해 도심 진입 차량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외곽방향 진출 차량까지 통행료를 걷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결국 지난 4일 도심에서 외곽방향으로 나오는 차량에 한해 혼잡통행료를 면제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6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외곽방향 통행료 면제 결정을 단행한 것뿐만 아니라 인원 수를 따져 3인 이상 탑승 시 통행료를 면제해주던 현행 조례 내용을 바꿔 사실상 현행 혼잡통행료 면제 대상을 기존보다 축소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고 의원은 “28년만에 외곽방향 혼잡통행료 면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이에 더해 서울시가 현행 혼잡통행료 면제 대상 축소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선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결국 도심 진입방향에 한정된 징수로 인해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되는 통행료 수입을 통행료 면제 대상 축소를 통해 메꿔보겠다는 발상인 것 같은데 이는 전형적인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돌려막기식 꼼수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혼잡통행료 징수목적과 가장 부합되는 것으로 보이는 3인 이상 다인탑승 차량에 대한 면제방침을 제외하려는 것은 서울시가 정말로 교통혼잡 완화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로는 공공재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무료로 운영해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지 말아야 하지만 정작 서울시는 통행료 면제 대상 축소를 통해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고 의원은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공청회와 각종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심 기능이 다극화된 현 흐름과 맞지 않고 강제로 징수하는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기존 혼잡통행료 명칭 대신 '기후동행 부담금'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알맹이는 그대로인데 포장지만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서울시와 일부 환경단체들은 대기오염 완화 등 환경보호를 위해 혼잡통행료 징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정작 실제로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해 환경보호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환경보호 목적으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혼잡통행료 제도 개선 관련 연구를 수행한 서울연구원의 경우 한술 더 떠 도심으로 진입하는 모든 지점(45개)에서 통행료를 걷자는 어처구니없는 제안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광민 의원은 “거듭 강조하지만 외곽방향으로의 통행료 면제뿐만 아니라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제도 자체가 전면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며 “서울시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눈속임 행정을 통해 지금보다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며, 2022년 광화문 광장이 공사를 마치고 다시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 것처럼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전면 폐지에 대해서도 좀 더 적극적인 입장 변화를 나타내주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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