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세 신유열 지난해 연이어 참석, AI 기술 혁신 나서
한화 3남 김동선 초고속 승진 이후 첫 행보…로봇 기술에 ‘관심’
매출 첫 1조 앞둔 삼양라운드스퀘어, 장남 전병우 출격
같은 80년대생, 농심 신상열·오리온 담서원·오뚜기 함연지 행보도 ‘집중’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왼쪽),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 등 유통 오너 3세가 나란히 ‘CES 2024’에 참석한다. 사진=롯데, 한화갤러리아, 삼양라운드스퀘어 각 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왼쪽),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 등 유통 오너 3세가 나란히 ‘CES 2024’에 참석한다. 사진=롯데, 한화갤러리아, 삼양라운드스퀘어 각 사

[비즈월드] 새로운 해를 맞아 유통 기업이 젊은 혁신을 외친 가운데, 80년대생 리더들이 각 기업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미국 길에 올랐다. 오너 3세이기도 한 이들은 ‘CES 2024’에 참석해 초격차를 벌릴 수 있는 역량을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10일 관련 재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주요 유통 기업의 오너 3세가 대거 참여한다. 유통 기업의 수장들이 푸드테크,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초격자 역량으로 제시한 만큼 후계자 역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CES에는 오너 3세의 역량을 진단하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4 CES에는 유통과 관련한 주요 기술이 공개될 예정이다. 카테고리별 주요 내용은 ▲차세대 소매업을 위한 기술을 소개하는 ‘리테일 테크’ ▲스마트 요리 기기와 자동화 로봇 기술 등이 집약된 ‘푸드·애그 테크’ ▲뷰티에 첨단 데이터와 디지털·가상현실 세계를 선보이는 ‘헬스케어·웰니스 테크’ ▲인공지능을 농업과 뷰티 등 다양한 산업에 융합시킨 AI 등이 있다. 

먼저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은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1986년생이다.

신 전무는 1년 만에 승진하며 롯데케미칼에서 그룹의 핵심인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 실장 전무를 겸직하고 있지만 승진 이후 첫 공식 대외 행보로 CES 참석을 선택했다.

신 전무는 지난해에도 CES에 직접 참석했다. 올해는 그룹의 신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유통업 전반에 걸친 기술에 주목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목소리다.

특히 신 전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언급에 따른 유통 기술을 집중적으로 살필 거라는 예상이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그룹 전체에 당부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신 회장은 AI 기술을 실현할 방안 마련과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줄 것을 독려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으로 1989년생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본부장 부사장과 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을 함께 역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론칭으로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석해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어 로봇 기술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측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화로보틱스 공식 출범 자리에서 “푸드테크와 보안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CES에서 푸드 테크를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CES에는 푸드테크를 주제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74개 기업이 전시 부스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 상무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으로 1994년생이다.  

전병우 상무는 삼양식품이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발돋움하는 시기에 맞춰 그룹의 중책을 맡게 됐다. 따라서 전 상무를 중심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신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이 1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매출 1조1792억원, 영업이익 148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500억 달러 규모 라면시장을 뒤흔든 여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수 부회장을 소개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휩쓸었다.  

전 상무 역시 승진 후 석 달 만에 미국행을 선택했다. 전 상무는 비전 선포식에서 발언한 대로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푸드케어’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다.

그는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간담회에서 “푸드케어의 개념을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며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푸드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유통 산업에서 1980~1990년대생 오너 3세인 신상열 농심 상무(왼쪽),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상무와 함께 오뚜기 함영준 회장 장녀인 함연지 등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농심, 오리온, 오뚜기 각 사
유통 산업에서 1980~1990년대생 오너 3세인 신상열 농심 상무(왼쪽),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상무와 함께 오뚜기 함영준 회장 장녀인 함연지 등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농심, 오리온, 오뚜기 각 사

이와 함께 비슷한 나이의 오너 3세들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상열 농심 상무는 신동원 회장의 장남으로 1993년생이다. 

신상열 상무는 농심 인턴부터 시작해 다양한 실무와 현장 경험을 쌓아올린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부터 약 1년 동안 농심 인턴 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에 입사하고 2021년에는 농심 구매 담당 상무까지 올라 원자재 수급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농심 측에 따르면 신 상무는 올해 신설된 미래사업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년 60주년을 앞두고 미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화를 서두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1989년생이다. 

담서원 상무는 지난 2020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경력을 쌓고 지난 2021년 7월 오리온그룹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1년 반 만에 그룹 상무로 승진했다. 

담 상무는 오리온 경영지원팀에서 전사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매출과 손익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입사 2년이 채 되지 않은 그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뚜기 회장 장녀인 함연지의 승계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함연지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의 장녀로 1992년생이다. 

함연지는 뮤지컬 배우 겸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별도로 경영과 관련한 공식 언급은 없었으나 최근에는 유튜브 활동을 그만두면서 경영 일선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가의 후계자들이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2024 CES 개최를 시작으로 젊은 리더들이 유통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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