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CJ그룹 회장…쿠팡 등 이커머스 추격 대비 못 했다, 현실 안주 지적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더후’ 바꾸고 국내 브랜드 해외로 진출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위기에도 미국 50개 주와 남미 출점 확대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일 2024년 신년사에서 ‘ONLYONE’ 정신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사진=CJ그룹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일 2024년 신년사에서 ‘ONLYONE’ 정신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사진=CJ그룹

[비즈월드]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기업 CEO들은 신년사에서 임직원을 향한 격려와 일침을 전달하면서 위기감과 절박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이들은 모두 글로벌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며 회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팬데믹 이후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진단하면서도 그룹의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직접 표했다. 최근 넷플릭스와 쿠팡 등 새로운 혁신적인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이를 방임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의 매출은 4조7733억원, 영업이익 2669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31.0%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이자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실적 부진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런 이유로 손 회장은 그룹 전반을 향해 ‘ONLYONE(온리원)’ 정신을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그룹 내 현실 안주와 자만심 등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위기로 진단돼 더욱 심각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손 회장이 강조하는 온리원 정신이란 'CJ그룹이 모든 면에서 항상 최초, 최고,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태도'를 뜻한다. 그는 그룹이 압도적인 1등을 이루기 위해 절실함과 간절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회장은 CJ그룹의 새로운 대안으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당장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해외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 내린 것이다. 손 회장의 언급을 시작으로 CJ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K-푸드, K-컬처 수요를 잡기 위해 중장기 전술을 새롭게 수립하기로 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2일 사내 구성원들에게 밝힌 신년사에서 2024년 경영 목표를 ‘성장 전환’이라고 제시했다.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2일 사내 구성원들에게 밝힌 신년사에서 2024년 경영 목표를 ‘성장 전환’이라고 제시했다. 사진=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2024년을 변곡점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의 길었던 부진을 털어내자는 의미에서 ‘성장 전환’을 새로운 키워드로 내걸었다.

성장 전환에 대해 이정애 사장은 “LG생활건강이 미래에 대한 투자 없이 단순히 인내하면서 발생하는 단기 목표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면서 “사업 성과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연 매출이 역성장으로 접어든 건 2022년으로 2004년 이후로 약 18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에도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년 동안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줄어든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한 원인은 핵심 매출 사업 부문인 화장품(Beauty)의 실적 악화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사장은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해외로 본격적으로 진출시킬 것을 주문했다. 

그는 LG생활건강의 중점 추진 사항으로는 ▲‘더후(The Whoo)’ 등 주요 브랜드의 글로벌 뷰티 시장 공략 확대 ▲조직역량 강화 ▲데이터를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와 성과 창출  ▲차별적 고객가치를 위한 몰입 등 총 4가지를 제시했다.

이 사장은 LG생활건강의 궁중 화장품 더후를 리브랜딩할 것을 주문했다. 브랜드의 차별화된 효능, 감성, 경험 등 가치를 새롭게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지위를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후 리브랜딩을 시작으로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 새로운 MZ세대 타깃 브랜드로는 빌리프·CNP·더페이스샵을 지목하면서 전반적인 해외 시장 확대에 힘을 싣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일리 뷰티 카테고리를 수출하기 위해 ‘피지오겔’과 ‘닥터그루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알렸다. 올해부터 내수 시장에 있는 대표 브랜드까지도 해외로 진출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일부 제품에 대한 매출 전략을 선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감도 높게 탐지하면서 사업의 연결고리를 깊이 있게 고민하자”며 전사적인 변화를 당부했다. 당장은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LG생활건강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하는 시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마지막으로 이 사장은 간절함과 치열함을 모아 LG생활건강을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지난 1일 2024 갑진년 신년사에서 새해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 그룹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지난 1일 2024 갑진년 신년사에서 새해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너시스BBQ 그룹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글로벌 위기에도 세계 1등 프랜차이즈로 성장하기 위해 공격적인 미국 출점을 이어가겠다고 알렸다. 

윤홍근 회장은 2024년 새해 경영 목표로 ‘공격적인 국내외 신규 매장 개설에 따른 폭발적 매출 증대’를 꼽았다. 비록 국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불확실하지만 매장 확대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회장은 “지난 2023년 세계적인 고물가·고금리와 원부자재 상승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혁신을 이뤘다”며 “미국 전체 50개 주 중 26개 주 진출이라는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며 해외 시장 확대에 대한 뜻을 굳건하게 했다. 

BBQ는 지난 2006년 미국 첫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50개 주 중 25개 주에서 250여 개 매장을 확보했다. 지난 2019년까지 100여 개 매장을 확보하면서 현지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런 영향으로 BBQ는 전 세계 57개국에 700여 개 매장을 개점하는 데 성공했다. 

윤 회장은 파나마·코스타리카·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중남미와 동남아까지 해외에서의 입지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앞서 미국을 우선 공략했으나 올해부터는 미국 50개 주 전 지역 가맹점 개설은 물론 남미와 동남아 지역까지 매장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제너시스BBQ 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불어온 불확실성이라는 커다란 바람을 전면으로 부딪히는 대신,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승풍파랑의 자세’로 지혜롭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당부했다. 

윤 회장의 언급을 시작으로 BBQ는 2030년까지 글로벌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해 세계 1등 프랜차이즈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해외 역량에 집중할 예정이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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