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서울시 집행부가 시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은 45조7230억원이다. 경기 침체와 세수 부족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가량 줄었다. 하지만 몇백만원으로 한 달 살림을 꾸리는 서민들 눈에는 가늠하기조차 힘든 큰돈이다. 이렇게 큰 액수의 예산안을 검토하다 보면 서울시의원들도 10억원 이하 사업예산은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특별시의회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 제2선거구)이 행정자치위원회 행정국 예산안을 심의에서 4조5477억원 규모의 예산을 억원 단위, 천만원 단위 사업예산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며 예산 낭비 요소를 지적해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국 예산안 중 정부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지방자치를 위한 행사에 서울시는 서울시 자체 예산을 들여 참가하고 있지만 시·자치구 사이의 협력체계 강화 사업에도 서울시가 비용을 지불하는 등 서울시가 자치구 주민자치뿐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를 위해 이중으로 예산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 구 의원은 “10억원 가까지 편성된 서울시 공무원이 참가하는 국내 장기교육훈련 기관을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선정함으로써 불필요한 여비 예산안이 편성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음에도 행안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에 구미경 의원은 “조속히 행안부와 협의해 서울시 공무원의 경우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교육도 서울시 인재개발원을 활용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 개정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낭비 예산 삭감 외에 “시청사 관리사업에서 새로 편성된 홍보영상 제작비 500만원은 너무 적음”을 지적하며 “이렇게 적은 돈으로는 질 높은 영상물을 제작하기 어렵기에 시민들에게 알찬 콘텐츠로 좋은 인상을 남기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미경 의원은 “예산안 사업별설명서를 꼼꼼히 살피다 보면 숨은 낭비 요인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언뜻 보면 몇 천만원 밖에 안되는 적은 금액이지만, 그런 돈을 모으면 큰 액수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의원은 “세금은 시민들이 힘들여 모은 돈을 우리 서울시 전체를 위해 납부하는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4년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심사에서 예산이 적재적소에 합리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