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외 대형사 선방… 중소형 적자기업 증가세
수수료 경쟁 심화·부동산 손실 영향… '기준금리 인하' 기대

주요 대형사들은 수수료 수익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도 대비 높은 당기순익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해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비교로 자산총계 상위 5개사 선정. 자료=금융투자협회
주요 대형사들은 수수료 수익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도 대비 높은 당기순익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해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비교로 자산총계 상위 5개사 선정. 자료=금융투자협회

[비즈월드] 자산운용사들이 증권투자손익·수수료순익 감소에도 전년 대비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형사들은 대체로 선방했지만 중소형 적자 기업이 증가하는 등 성적이 양극화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중 전체 자산운용사(465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319억원으로 전년 동기(3616억원) 대비 19.4% 증가했다. 216개사가 흑자를 기록하고 249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384억원에서 올해 3780억원으로 58.5% 증가했다. 사실상 자산운용사 전체를 견인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동기간 약 143조6000억원에서 146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수수료 수익도 300억원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 대체투자와 인도 등 해외법인의 실적 호조로 성과를 냈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각각 3분기 누적 605억원, 596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전년 동기 각각 603억원, 2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린 바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익 452억원, 브이아이피자산운용 299억원, 신한자산운용 181억원, 한화자산운용 322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 238억원 등 전년 대비 성과를 거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든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1348억원에서 374억원으로 줄었다. KB자산운용의 당기순익은 같은 기간 513억원에서 444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현대자산운용·코레이트자산운용·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알펜루트자산운용·제이알투자운용 등 적자를 본 기업도 크게 늘었다. 수백억원 대의 적자를 낸 위험 기업은 없지만 자산운용사 3분기 적자회사 비율이 53.5%로 전분기 대비 3.3%포인트(p) 상승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중 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수익은 98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39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운용사들의 주요 수입원인 ETF 보수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도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부동산·PF 등 해외투자자본 손실이 커짐에 따라 증권투자손익도 전년 동기(517억원) 대비 51.8% 감소한 2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투자손실이 전년도 905억원에서 올해 508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건전성 관리는 이어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내로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내려질 경우 공모펀드와 연금, ETF 등 투자·리테일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높은 순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 계획을 잘 세워둔 운용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을 대비해 운용사별 재무건전성과 손익추이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겠다"며 "펀드자금 유출입 동향과 자산운용사 잠재리스크 요인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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