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영업익 약 90%↑…이젠 ‘식품점’ 키운다
수장 바꾼 이마트도 ‘한 팀’ 체제…테넌트로 공간 전환
각 사 대표 “성장 기조 이어가겠다” 강조

롯데와 신세계가 마트 살리기에 속도를 낸다. 롯데마트가 지난 24일 새롭게 재단장해 오픈한 서울역 ‘제타플렉스 점’에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비즈월드] 롯데와 신세계가 마트 살리기에 속도를 낸다. 채널을 통합해 운영하고 매장을 새롭게 개편하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마트가 수익 개선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마트도 이를 뒤따르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슈퍼와 통합 운영을 시작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 상품 기획과 소싱 전 과정을 함께하면서 판매와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술이다. 공동 소싱은 지난 8월 사전 운영해 10월부터는 의류부터 과일·채소류와 가공식품까지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슈퍼와의 합동 작전으로 올해 모든 분기에서 연달아 수익을 개선했다. 

롯데쇼핑의 분기별 실적에서 롯데마트 영업이익과 신장률은 1분기 320억원(91.8%) ▲2분기 -30억원(-) ▲3분기 510억원(57.8%)으로 각각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올해 2분기 때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7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또 올해 1~9월까지 합산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0억원에서 800억원까지 올랐다. 1년 사이 영업이익이 89.9%나 성장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롯데마트는 내년부터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써 수익을 증대시킨다는 구상이다.

그중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라는 특화 매장을 새롭게 개점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매장은 약 90% 면적을 식료품 매대로 구성해 전문점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 은평점이 1호점으로 예정돼 있으며 40m 규모의 최장 즉석 조리 식품 매대를 설치해 공간을 꾸민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지난 11월 23일에는 하월곡점을 새롭게 단장해 재개장했다. 사진=이마트 홈페이지 화면

이마트는 올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3개 분기 만에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공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는 3분기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해 4조4386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 증가해 1102억원이 됐다. 

그러나 핵심 사업부가 아닌 노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점에서 주요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롯데와 다른 부분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사업부별 영업이익에서 전문점은 지난해 같은 분기 때보다 94억원으로 무려 84.3% 뛰었지만, 실제로 할인점은 779억원으로 2%대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이마트는 한채양 신임 대표를 앞세워 3개 채널을 통합해 운영하며 롯데의 성공 전략을 뒤따른다. 한 대표는 할인점·슈퍼·편의점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마트의 기존 점포는 직영 매장을 줄이고 입점 업체인 테넌트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바꿀 예정이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고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지난 23일 하월곡점에 유명 일본의 가구 기업인 ‘니토리’ 국내 1호점을 들여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2300평 규모였던 이마트 직영 매장은 1530평으로 줄고 테넌트 면적은 800평에서 1570평으로 크게 늘었다. 니토리 이외에도 다이소와 풋마트 등 신규 브랜드가 공간을 채웠다.

앞서 이마트는 더 타운 몰 연수점·킨텍스점 등 일부 점포 역시 체류형 공간으로 단장했다. 올해만 약 12개 점이 체험형 공간으로 달라졌다.

회사 측은 매장 재단장 효과로 올해 2분기와 3분기 때 방문 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 5.8%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점포 개수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올해에는 약 3개 점포를 폐점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점포 개수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올해에는 약 3개 점포를 폐점했다. 사진=이마트

그동안 정체됐던 출점도 다시 시작하겠다는 포부도 전달했다.

이마트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와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은 점포 개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적 악화로 성수·광명·이수 등 총 3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지난 2020년부터는 점포 개수가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롯데와 신세계가 새 전술로 마트 산업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롯데가 오프라인 채널 통합을 시작한 이래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면서 “앞으로도 ‘No. 1 그로서리 마켓’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대한민국 유통업을 혁신해 온 이마트의 일등 정신과 자부심을 되살리겠다”라며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도록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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