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3분기 실적 악화…반짝 ‘흑자’ 그쳤다
‘디지털 전환 속도’에 노사 시름…‘직장 내 괴롭힘’ 시시비비
아모레퍼시픽 “사실관계 조사 후 엄중 조치”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악화에 더해 임직원과 사이의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고역을 치르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악화에 더해 임직원과 사이의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고역을 치르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비즈월드] 아모레퍼시픽(대표 이동순)이 실적 악화에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 사이의 갈등까지 심각해 지면서 고역을 치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매출 963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때보다 매출은 5.7% 떨어지고 영업이익은 12.7% 감소하면서 동반 하락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때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약 3개월 만에 영업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4.4%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악화일로’의 길을 걷게 됐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 화장품 산업은 중국 등의 영향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 이후로 중국 법인 매출이 10% 중반대로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북미 등으로 해외 수입원을 재조정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런 위기로 아모레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기존 사업 구조를 개편해 실적 반등에 힘쓰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부터는 공식 몰인 ‘아모레 몰’을 재단장하고 유료 멤버십을 재출시하며 직접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또 국내 판매 채널은 단일 브랜드 매장 대신 멀티숍을 중심으로 이동하며 매출 회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조직을 개편하면서 내부 인력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아모레는 지난 2020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자에게는 15년 연차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속 연수에 따른 퇴직금에 5개월 수준의 급여를 함께 지급했다. 또 20년 넘게 일한 직원에게는 40개월 수준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어 회사는 최근 ‘뉴커머스 디비전’의 일부 인력에 대한 직무를 재배치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디지털 방문판매 도입 등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아모레 측은 “새로운 세대의 조직 확대를 위해 전문 역량을 갖춘 리크루터를 육성하고자 한다”라며 “이를 위해 뉴커머스 디비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 재배치를 진행했다”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회사의 운영 방침으로 내부 임직원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아모레퍼시픽 일반사무판매지회(아모레 유니온)는 최근 아모레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측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토로했다.

사측이 직무 재배치나 희망퇴직을 직원에게 강요했다는 게 주된 불만의 내용이다. 성과 압박이나 직책을 강등시키는 등의 문제가 계속됐다는 주장도 했다.

아모레유니온 측은 “지난해 회사가 조직개편을 이유로 기존 팀장을 팀원으로 강등시키고, 올해는 특정 직무를 만들어 비현실적인 목표를 채우라고 강요하는 등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처럼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는 원론적인 내용만 알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회사는 지난 11월 3일에 해당 사안을 공식적으로 접수했고 현재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고 위반 내용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조처하겠다”라며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상호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차혜린 기자 / chadori95@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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