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수익성 하락…실적 반등 목표로 해외 판로 '적극' 확대
카자흐스탄 이어 인니 공장 증설…2027년 매출 10조 달성 목표

KT&G CI. 사진=KT&G
KT&G CI. 사진=KT&G

[비즈월드] KT&G(사장 백복인)가 공격적인 투자로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 사업 전반의 실적이 악화됐지만 매출이 꾸준히 신장되고 있는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익성 제고는 물론 신성장동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올해 취임 8주년을 맞은 백복인 KT&G 사장이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KT&G가 해외 판로 확장을 통해 '오는 2027년 매출 10조원' 목표까지 순항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360억원, 242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5.7%, 25.9%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담배 부문의 국내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올 2분기 KT&G 국내 궐련 매출은 4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었다. 궐련 총 수요 감소 확대(-2.9%)에 따른 판매량 감소(-3.1%)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2분기 해외 궐련 매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지 법인 생산 물량을 포함한 해당 매출은 2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담배시장에서 '토종'의 저력을 보여줬던 KT&G의 수익성이 전년보다 저조해진 이유로는 국내 수요의 자체적인 감소도 있지만 일부 제품의 일시 판매 중단·자발적 회수 조치 등으로 일회성 비용 발생,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이 지목된다.

해외 궐련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중동 등 일부 권역 선적 지연 영향을 겪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판매 수량이 증가했지만 그만큼 세금이 인상된 까닭에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지표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스틱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KT&G 국내외 스틱 매출 수량은 2분기 기준 36억3000만 개비를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으며 해외 스틱 매출 수량은 현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22억1000만 개비를 기록, 72.7% 성장했다. 

이는 KT&G가 NGP(전자담배)와 글로벌 CC(궐련담배)에 힘을 주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유라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전보다 더욱 공격적인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먼저 KT&G는 지난 11일 카자흐스탄 신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주에 설립될 KT&G 카자흐스탄 신공장은 유럽‧CIS 등 유라시아 권역의 NGP와 글로벌 CC 해외판매를 위한 ‘하이브리드형 생산기지’로 구축되며 부지 규모는 약 20만㎡에 달한다.

KT&G는 글로벌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자흐스탄을 유라시아 사업 성장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KT&G는 지난 1월 카자흐스탄 판매·제조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으로 생산부터 마케팅·영업까지 직접 관리해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카자흐스탄 신공장 설립은 KT&G가 지난 1월 ‘미래 비전 선포식’을 통해 밝힌 성장투자의 일환이기도 하다. 

당시 KT&G는 ‘글로벌 톱 티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비전과 함께 NGP‧글로벌CC‧건기식을 3대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성장전략을 공개하고 해외 직접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오는 2027년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연장선으로 지난 달에는 인도네시아 투자부와 인니 동자바 주에 수출 전초기지인 신공장 건설에 대한 투자지원서를 제공 받는 협약을 맺었다.  

KT&G는 인니에 설립되는 신공장을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알린 데 이어 카자흐스탄 신공장을 유라시아 사업 성장의 구심점으로 삼아 미래 비전 달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15년 장기 계약을 새로 갱신하며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 진출과 유통망 확보에 대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KT&G는 지난 2020년 1월 PMI를 파트너사로 선정하고 이를 통해 릴을 일본 등 3개국에 론칭했다. 이후 PMI와의 협력을 통해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과 중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권역으로 외연을 넓혀 릴의 글로벌 31개국 진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기존 궐련 제품의 해외 시장 입지를 다지고 면세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세계 최대 규모 면세박람회에도 참가했다.

KT&G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2023 TFWA World’에서 박람회 부스 운영을 통해 ‘에쎄(ESSE)’, ‘레종(RAISON)’, ‘보헴(BOHEM)’ 등 국내외 주력 면세 브랜드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특히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에쎄를 중심으로 KT&G만의 혁신 기술과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부스 곳곳에 디지털 스크린과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KT&G의 해외 진출 현황과 면세 사업 성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신규 파트너사를 확보하기 위해 미팅룸을 상시 운영, 각종 네트워킹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지난 1995년 중국 면세시장에 ‘88라이트’를 출시하며 글로벌 면세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KT&G는 현재 국내 공항 면세점을 비롯한 전 세계 171개 도시, 434개 면세 점포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상위 공항 30곳 중 28곳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면세사업 역량을 키워온 KT&G는 이번 박람회 참가를 발판 삼아 유럽, 중동, 중남미 권역으로도 면세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KT&G의 행보에 대해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반적인 실적이 악화됐지만 해외 스틱 판매량이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우선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인니와 카자흐스탄 신공장 등 공격적인 투자가 유의미한 결과를 낳게 되면 굳건히 입지를 지키고 있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부문에서의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KT&G는 전자담배 사업의 시장 리더십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신탄진‧광주공장을 중심으로 내년까지 NGP 생산설비의 단계적 확대를 추진하는 등 국내투자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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