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VIVA TECH 2018’에 참가한 업체와 참관객을 대상으로 벌인 현장 설문 조사 집계 결과였다. 비바 테크놀러지 2018 참가 부스(위)와 참관객(아래) 대상 한국스타트업 평가. 표=한국무역협회 제공

글로벌 시각에서 본 한국 스타트업의 이미지가 초라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관련 기업들은 선진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며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외 전문 업체의 관계자들은 결코 이런 자부심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한국 스타트업 발전의 가장 큰 단점은 각종 규제였습니다.

‘스타트업이’란 IT 기술의 발달로 웹사이트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성행하던 90년대 말 창업 붐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으로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통해 급격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을 의미합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가 최근 펴낸 ‘글로벌 시각에서 본 한국 스타트업의 현 주소’라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는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이 고갈된 현 상황에서 고성장․고수익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의 스타트업 생태계도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세계 20위권 밖에 머무르는 것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해당 자료는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전시회 ‘VIVA TECH 2018’에 참가한 업체와 참관객을 대상으로 벌인 현장 설문 조사 집계 결과입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50개국 7000여개의 스타트업과 1600여명의 투자자가 참가했습니다.

전체 행사 참가 부스 가운데 128개 업체가 참여한 조사에서 해당 전문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한국 제품·서비스의 경우 기술력(5점 만점 기준(이하 동일) 4.15점), 품질/디자인(4.12점) 등에 대해 대체로 호평했습니다. 반면 투자 및 지원제도(3.54점) 등은 수준 이하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술력을 기준으로 미국·독일·프랑스·일본·중국 등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신산업 업종별 평가는 선진국의 60%대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을 100점으로 할 때 한국의 평균 점수는 55.0점에 불과해 격차가 크다고 평가자들은 생각했습니다.

또 이들 업체들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도전정신, 혁신성은 한국 스타트업의 뚜렷한 강점이지만 신사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비효율적인 조직 구조 및 문화는 약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VIVA TECH 2018’ 전시회 한국관 내 인상적인 스타트업이 있었냐는 질문에 114명(89.1%)이 ‘없었다’고 응답해 경쟁사들의 무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설문 응답 기업 중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에 필요한 자본금을 조달한 경험이 있는 업체 수는 74개(57.8%)에 해당했으며 이들 가운데 56개사(75.7%)가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결국 정부보조금(15개사, 20.3%)과 은행대출(14개사, 18.9%)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체들과는 차이를 보여 자생력이 약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별도로 해당 행사 참관객 318명에게도 같은 질문을 한 결과, 전반적으로 한국 제품·서비스의 경우 기술력(5점 만점 기준(이하 동일) 4.18점), 품질/디자인(4.08점) 등 좋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 기업이미지(3.53점)를 수준 이하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스타트업 또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람들은 약 20%에 불과했습니다.

기술력을 주요 기준으로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신산업 업종별 평가는 60%대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참관객들은 또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와 비교했을 때 기술력, 품질·디자인 등은 우위에 있지만 정부규제, 글로벌 컨퍼런스 유치 등에 있어서는 열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또 이번 ‘VIVA TECH 2018’ 전시회 한국관 내 인상적인 스타트업이 있었냐는 질문에 214명(67.3%)이 ‘없었다’고 응답했으며 나머지 104명(32.7%)에 대해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의향을 물어본 결과 절반이 넘는 53명(투자자 5명 포함)이 ‘없다’고 응답해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 대기업에 비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 제품/서비스 자체에 대한 평가와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평가가 뚜렷하게 대조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 및 연구 종사자 등 전시회 참관객에 있어 한국은 여전히 삼성이나 SK 등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소수 대기업에 의해 대표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습니다.

참관객들 역시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참관객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와 비교했을 때 한국 스타트업들은 기술력(129명)과 품질/디자인(128명), 인력/교육수준(92명) 등이 강점이지만 정부규제(66명), 글로벌컨퍼런스 유치(43명), 기업문화(33명) 등은 약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4가지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첫 번째로 투자·회수 활성화를 통해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정책지원금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민간 벤처캐피털 투자자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다양한 민간 협력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기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비롯한 벤처·스타트업 간의 소규모 기술교류 등 생태계 내 상생 혁신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수출 및 해외진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협회는 강조했습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한 스타트업의 스케일업(Scale-up)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네 번째로 신산업 분야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사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타트업 사업모델 도입 및 신기술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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