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본관 ‘서울의 옛 모습 찾기’ 일환…28일 제막식 개최

서울시의회 시계설치(안). 사진=서울시의회
서울시의회 시계설치(안). 사진=서울시의회

[비즈월드] 1935년 만들어져 40년간 격동의 역사를 함께해오다 1975년께 사라진 46.6m의 서울시의회 시계탑이 약 50년 만에 복원됐다. 이로써 2002년 5월 국가등록문화재 제11호로 등록된 의회 본관동(서울 구 국회의사당)의 문화재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회는 문화유산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과 함께 ‘서울의 옛 모습찾기’ 일환으로 시의회 본관의 시계탑을 복원하고, 28일 제막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계탑은 의회 본관동에 9층 높이로 우뚝 솟은 건물 3면에 총 3개가 설치된다. 원형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밤에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자체 발광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의회 본관은 격동의 근대 역사를 인정받은 국가등록문화재임에도 그동안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구현하는데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라며 “지난해 말부터 의회 내부에서 역사적 활용 가치를 찾자는 의견이 있었고, 마침 올해 시계 설치에 대한 문화유산 시민단체의 지정기탁 제안이 있어서 속도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장은 “시계탑 복원과 연계해 기존 시의회 대형 휘장과 의회 사인물을 철거해 권위적인 의회의 모습에서 탈피, 시민에게 다가가는 의회의 모습도 함께 구현하고자 했다”라며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의 빅벤, 독일 뮌헨의 시청사 시계탑 등 세계 유명 도시마다 그곳을 대표하는 시계탑이 있는 것처럼, 서울시의회 시계탑 또한 서울을 대표하는 시계탑으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본관동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12월 ‘부민관’이라는 공연시설로 처음 지어졌다. 당시 보기 드물게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진 건축물로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의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를 간직한 근대문화재이다.

‘부민관’은 1935년 12월 준공되어 다양한 공연 등이 이루어졌으며, 광복 이후 잠시 미 군정청과 그리고 국립극장으로 사용됐다. 

이후 1954년~1975년까지는 국회의사당이 여의도로 옮겨지기 전까지 대한민국 국회로 사용되었으며, 1976년부터 1991년 지방자치단체가 시행되기 전까지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활용되다가, 1991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계탑이 언제, 어떤 이유로 철거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남아있는 사진 등을 통해 1975년경 철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월 문화유산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의 재발견은 시의회에 ‘서울의 옛 모습찾기’ 일환으로 본관 시계 설치에 대한 지정기탁 제안을 했다. 이후 시의회 내부검토, 서울시 기부심사(6월), 문화재위원(국가2명, 서울시 2명) 자문(7월)과 서울디자인재단 자문 등을 거쳤다. 

시의회는 국가기록원을 통해 건립 당시 설계도서를 찾아 최초부터 시계탑의 시계가 설치됐음을 확인하고, 최근까지의 사진 자료들을 통해 시계 운영 방식과 모양을 추정, 시계 설치의 밑그림을 그렸다.
 
시계 설치는 문화재 현상변경 및 심의자문 등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나, 문화재청과 서울시로부터 추천받은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을 받고, 서울디자인재단의 추가적인 자문과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 시계(안)을 마련했다.
 
최종 시계 설치(안)은 당시 설치 확인된 디자인의 원형을 최대한 지켜나가면서 시인성과 장소성, 역사성을 담을 수 있도록 하고 다소 현대적 요소를 가미하는 한편 야간 시인성 강화를 위해 자체 발광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김현기 의장은 “문화유산 단체와의 민관 협업을 통한 문화재 보존 관리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시의회는 등록문화재인 의회 본관의 역사적 가치 보존과 활용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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