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얼음정수기 관련 '4-웨이 밸브' 특허 등록
쿠쿠홈시스, 비슷한 기술 탑재한 두 제품 출시
SK매직, "독자 기술 보호 위해 특허 소송 제기"

SK매직이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쿠쿠홈시스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각 사
SK매직이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최근 쿠쿠홈시스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각 사

[비즈월드] SK매직이 쿠쿠홈시스와 얼음정수기 관련 '특허' 소송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어렵게 개발한 SK매직만의 기술과 특허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지난 2018년 물탱크 없이 수도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의 '직수형 냉온정 얼음정수기'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SK매직이 자체 개발한 얼음정수기 소형화 및 에너지 효율 극대화 기술인 '4-웨이 밸브(way valve)' 기술이 적용됐다.

SK매직이 2018년 2월 27일이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023761호)해 2022년 11월 2일 진보성을 인정받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등록(등록번호 제102464193호)을 받은 '얼음 정수기' 특허의 대표 도면. 그림=키프리스
SK매직이 2018년 2월 27일이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023761호)해 2022년 11월 2일 진보성을 인정받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등록(등록번호 제102464193호)을 받은 '얼음 정수기' 특허의 대표 도면. 그림=키프리스

당시 SK매직은 이 기술을 담은 특허를 출원(출원일자 2018년 2월 27일, 출원번호 제1020180023761호)하며 제품을 선뵀고, 지난해 11월 진보성을 인정받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로 등록(등록일자 2022년 11월 2일, 등록번호 제102464193호)까지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쿠쿠홈시스가 SK매직 특허와 비슷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내놨다. 해당 제품은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와 'ZERO 100S 끓인물 냉온정 얼음정수기'였다.

SK매직 측은 특허권 침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경고장을 쿠쿠홈시스에 보내고 모니터링을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의 물꼬를 찾지 못했다. 이에 지난 1일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쿠쿠홈시스는 즉각 반발했다. 쿠쿠홈시스는 SK매직이 제기한 특허 침해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SK매직의 4-웨이 밸브 특허는 액체 상태의 냉매를 탈빙에 사용하는 것을 특정해 등록받았지만 자사는 기체 상태의 냉매를 사용하는 방식이라 다른 기술이라는 것이다.

특히 쿠쿠홈시스는 SK매직의 특허 출원일 이전에 일본과 국내에 공개된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의 차이점이 분명히 있는데 SK매직이 구체적인 대화 없이 일방적인 특허 침해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매직은 쿠쿠홈시스의 입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했으며 그 노력을 인정받아 특허를 등록한 만큼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매직은 기술을 개발한 후 다수의 기술·법률적 전문가들과 검토까지 거쳐 특허로 등록받았다. 특허법 제도와 절차에 따라 선행 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해낼 수 없다는 점(진보성)을 인정받아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다시 말해 쿠쿠홈시스가 선행 기술이 존재한다고 항변하는 것은 어렵게 기술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의 성과에 편승하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특허법은 제97조를 통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SK매직은 특허 출원 때 냉매가 액체에 한하는 것으로 특정하지 않았으며 쿠쿠홈시스가 자사의 성과물을 무분별하게 복제하는 것을 묵과하기 어렵고 이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 소송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쿠쿠홈시스가 해당 특허에 대해 이미 공개된 선행기술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기술과는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SK매직이 기존 경쟁사 기술인 '3-웨이 밸브(way valve)' 방식을 넘어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SK매직의 독자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SK매직은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간 소송전, 특히 특허 소송이 길고 어려운 싸움이지만 SK매직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소송을 강행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렌털 업계에는 정수기 기술과 관련한 여러 소송이 존재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지루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쿠쿠홈시스와 특허 관련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소송 전에 경고장 발송 후 시간을 두고 답변을 기다렸지만 해결 의지가 높지 않아 소송을 강행하게 됐다"며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어렵게 개발한 SK매직만의 특허를 지키기 위해 쿠쿠홈시스 해당 모델의 즉각적인 판매 금지 촉구와 함께 해당 모델의 판매로 추산되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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