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개선 영향…하나금융 22% 성장·KB금융 NIM 상승 '눈길'
부실 대비 대손충당금 최대 적립해… '추가 적립·부실 관리' 등 관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비이자이익 개선을 기반으로 높은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4대 금융그룹의 2022-2023 1분기 당기순이익. 자료=각 사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비이자이익 개선을 기반으로 높은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4대 금융그룹의 2022-2023 1분기 당기순이익. 자료=각 사

[비즈월드] 4대 금융그룹이 1분기 또다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은 대손충당금 적립을 4배 늘렸음에도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은 1분기 4조899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4조6399억원) 대비 5.5% 증가한 수치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은 1조49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4분기 합산)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은 주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보다 개선(0.05%포인트)됐다.

신한금융의 1분기 당기순익은 1조3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규모다. KB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은 예견돼 있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성적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전 4438억원)이 포함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의 당기순익 상승세가 돋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9022억원에서 22.1% 증가한 1조102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9113억원 당기순익을 올려 견고한 성장세를 증명했다.

금융그룹들은 실적 상승 원인으로 비이자이익 개선을 꼽는다. 지난해 금리 급등으로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러한 흐름이 개선되며 비이자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9%, 전분기 대비 107.6% 증가했다.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7%, 신한금융은 17.0% 증가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13.4% 감소하며 비이자이익 부문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못 갚는 경우를 대비해 쌓는 금액이다. 금융 당국은 금리 급등으로 미상환 우려가 커지자 금융사들에 충당금 적립을 요구해 왔다.

KB금융은 1분기 668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신한금융은 4610억원, 하나금융은 3432억원, 우리금융은 2614억원을 쌓았다. KB금융은 전년(1661억원) 대비 4배 이상 적립하며 견조한 건전성을 입증했다.

앞으로도 금융 당국의 충당금 적립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기간에 시행된 대출 상환 기한이 다가오고 있고 고금리 부담이 가계·기업으로 전이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 모두 충당금 적립을 감안해도 대손비용률이 크게 상승했다"며 "올해 대출 역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부실화 속도 관리와 순이자마진 방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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