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중 하나인 두산그룹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두산그룹은 28일 127년의 그룹 역사를 담은 역사관 '두산 헤리티지 1896'을 경기도 성남시 두산타워에 개관했다고 밝혔다.

먼저 박승직 두산 창업주가 1896년 종로 배오개(종로4가)에 터를 잡고 시작한 '박승직상점' 시절부터 근대 기업의 면모를 갖춰가던 20세기 초반의 다양한 사료들을 통해 우리나라 초기 기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920년대 경기 불황 속 박승직상점은 자본금을 늘리면서 주식회사로의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1주당 가격은 50원이었고 1200주가 발행됐다. 역사관에는 당시 발행한 지류 형태의 주식증권을 비롯해 회사 현판과 직원 명부, 통장, 납세 영수증 등 근대 기업 태동기의 사료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역사관에서는 조선말기 고종과 순종 승하 당시 상인들이 조직한 '조선상민봉도단'의 모습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성포목상조합을 이끌던 박 창업주는 고종이 승하하자 임금의 상여를 매기 위해 상민봉도단을 결성하고 단장을 맡았다.

여기에 1900년대 중·후반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에 두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역사관에서는 두산이 이 기간 맥주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재 분야에 진출한 자료와 실제 판매했던 식음료와 생활용품, 의류 브랜드 등도 전시돼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기존 소비재에서 인프라 사업으로 사업 구조를 대폭 전환하게 된 두산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관람객은 친환경 에너지와 자동화, 첨단 소재 등에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진행한 두산의 모습과 가스터빈의 부품과 풍력 발전기 모형, 첨단 전자 소재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및 기계 산업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 한 켠에는 두산의 CI 변천사와 CSR, 광고를 비롯해 두산베어스로 대표되는 두산의 브랜드 활동의 역사도 들어섰다. 특히 프로야구 출범 첫해인 1982년 원년 멤버로 시작해 6차례 우승을 일궈낸 두산베어스의 우승 반지와 트로피, 각종 기념품 등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두산의 초대 회장인 연강 박두병 회장에 관한 기록이 보관된 기획전시실도 조성됐다. 박두병 회장은 두산을 현대적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동시에 오랜 기간 대한상공회의소와 아시아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상공업 발전을 위해 힘쓴 경영인이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곳은 두산만의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 기업사와 산업의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