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세제, 치약, 샴푸 등 친환경 관련 상표권 출원 급증

특허청 자료를 보면 ‘친환경’ 관련 상표권 출원은 최근 10여년 동안 연평균 1200여건 이 출원됐으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상표권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표=특허청 제공
특허청 자료를 보면 ‘친환경’ 관련 상표권 출원은 최근 10여년 동안 연평균 1200여건 이 출원됐으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상표권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표=특허청 제공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농산물이 요즘 식탁 문화의 대세임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오디나미’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등 알파벳을 그대로 발음하는 국가에서 쓰이는 말인데 영어 발음으로 풀이하면 ‘바이오 다이내믹’입니다. 와인의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 '와인을 빚기 위해 재배하는 포도나무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한다'는 것이고 이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유기농법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비오디나미 와인'이라고 부릅니다. 요즘은 유기농 비료조차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키우는 방식을 고집하는 와이너리도 있다고 합니다.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해마다 수확량도 다르고 와인의 품질도 달라지기는 하지만 프랑스의 그랑크뤼 와인이 완전 유기농법으로 만들어졌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됩니다.

이같은 유기농은 ‘친환경’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인간의 삶에 유해한 화학성분을 배제하고 자연친화적인 쪽을 강조한 용어입니다. 특히 사람이 사용하는 소비재를 유해 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플라스틱은 100년을 넘어도 썪지않고 자연에 쌓여 오염시킵니다. 스티로폼은 50년, 낚시줄 같이 질긴 제품은 무려 600년 동안 잔존합니다. 따라서 친환경은 자연을 살리고 인체에 해롭지 않도록 유해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유기농산물 등 먹거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이 몸에 바르는 화장품이나 세제 등도 이제는 친환경 제품이 절대적인 비중으로 올라섰습니다. 친환경 화장품 또는 친환경 세제란 제품이 만들어져 사람이 사용하고 버리거나 씻었을 때 그 성분들이 자연스럽게 부패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친환경 관련 상표권 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특허청 자료를 보면 ‘친환경’ 관련 상표권 출원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1200여건이 출원됐으며 매년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상표권에서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상표권에는 ‘친환경’ 이라는 용어 외에도 ‘에코, ECO, 녹색, 그린, 생태’ 등의 문자를 포함하는 것이 많습니다. 특허청의 분석은 이 용어까지 포괄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난 2017년 한 해 친환경 상표가 가장 많이 출원된 제품은 화장품(79건)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세제(50건), 치약(48건), 샴푸(47건) 순이었습니다.

부문별 출원건수 상위 10개 제품 중 7개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미용, 위생 등 피부와 관련된 상품입니다. 이는 깨끗하고 순수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친환경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기준 상위 10개 제품은 ▲화장품 ▲세제 ▲치약 ▲샴푸 ▲인터넷 종합쇼핑몰업 ▲인체용 비누 ▲수출입업무대행업 ▲전기통신에 의한 통신판매중개업 ▲ 물티슈 ▲세탁용 섬유유연제 등입니다.

10년 동안의 ‘친환경’ 관련 상표 출원 실적을 보면, ‘ECO’가 4820건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제품의 ‘친환경’을 나타내는 상표 문구로 ‘ECO’ 를 가장 선호하는 듯합니다. 다음으로는 ‘그린’이 3862건, 한글 ‘에코’가 3156건 사용됐고 ‘초록’, ‘친환경’, ‘녹색’, ‘생태’가 각각 766건, 687건, 536건, 184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저탄소․녹색성장’ 이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던 2010년에는 ‘녹색’ 을 사용한 상표출원이 크게 증가(‘07년 52건→’10년 123건)했습니다.

변영석 특허청 복합상표심사팀장은 “최근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친환경’을 강조하는 상표출원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런 ‘친환경’관련 상표 출원이 실제로 등록받기 위해서는 ‘친환경’ 관련 문구에 식별력 있는 도형이나 문자 등이 결합된 상표를 출원해야 유리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유해물질의 상당수가 암 발생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더욱 나빠지고 있는 지구환경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친환경은 공산품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가정용품이나 전자제품 등이 친환경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국내에서의 동강살리기운동본부와 같은 지역사회의 지킴이 운동, 북극곰살리기운동과 같은 국제적인 운동 등도 모두 친환경이라는 개념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부문으로 친환경 관련 상표권과 특허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됩니다. 플라스틱 조차도 자연친화적으로 제작하는 기술이 연이어 개발되고 있고 관련 제품은 유해 플라스틱에서 무해 제품으로 전환되는 추세입니다. 이제는 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사람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친환경으로 전환될 날을 앞당겨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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