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6조원 규모 순익 영향 '배당 확대' 목소리 커져
해외 은행 대비 낮은 주주 환원율… 행동주의 펀드, 환원 권고
특별대손준비금 신설 등 당국 압박 있지만 효과 크지 않을 듯

금융지주들이 배당 규모 확장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 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 등 건전성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특별대손준비금 개선 방안.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지주들이 배당 규모 확장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 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 등 건전성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특별대손준비금 개선 방안. 사진=금융위원회

[비즈월드] 금융지주 배당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손실보완 능력 확장을 이유로 배당 압박에 나섰다.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압박과 관계없이 배당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 등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해 상반기 내 시행할 계획이다. 특별대손준비금은 손익과 관계없이 배당가능이익을 차감하는 항목이다.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과 규모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 2020년 0.64%에서 2021년 0.50%, 지난해 9월 0.38%로 줄었다. 부실채권규모는 지난 2020년 13.9조원에서 2021년 11.8조원, 2022년 9.7조원으로 줄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상황 지속, 금리인상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대손충당금적립률과 부실채권비율 등 지표에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예상외 손실을 자본 적립으로 대비하자는 입장이다.

금융위 정책이 발표되자 주주들 사이에서 금융주 배당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예상 합계 순이익은 16조5009억원에 달한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금융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평균 주주 환원율은 낮은 편이다.  해외 은행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64%이지만 국내 은행 평균 환원율은 24%에 불과하다. 지난 9일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를 열고 주주 환원율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금융지주들도 배당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일 신한경영포럼에서 자본비율(보통주 기준) 12% 초과분은 주주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결정했다. KB금융과 타 금융지주들도 배당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배당 압박이 있는 상황이지만 배당 성향이 축소될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 당국의 배당 시기와 횟수 제한과 같은 직접적인 제재가 없는 한 배당 제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별대손준비금 제도 등이) 은행 배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배당 억제를 위해 상시적 주기적으로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배당 제한 효과는 일회성 성격의 일시적인 영향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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