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 시장 규모 23조원 성장 전망
SK바팜·동화·한독·한미약품 등 발빠른 대응
"정부, 적극적 지원 의지도 주목되는 요소"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전용 디바이스들.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전용 디바이스들. 사진=SK바이오팜

[비즈월드] '제3신약'으로 떠오르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개발 기간과 비용이 신약보다 짧은 데다 시장 형성 초기 단계라는 장점까지 더해져 다수의 제약사들이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등 시장 선점을 노리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기존 의약품과 동일하게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받고 규제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38억8000만 달러(약 5조400억원)에서 연평균 20.5% 성장해 오는 2030년 173억4000만 달러(약 22조5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상용화된 치료제는 아직 지만 최근 제약업계가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먼저 SK바이오팜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CES(세계전자제품박람회)에서 '제로 글래스'와 '제로 와이어드', '제로 헤드밴드', '제로 이어버드', '제로 헤드셋' 등 뇌전증 전용 디바이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치료제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추후 임상에 돌입해 이들 디바이스를 디지털 치료제로 허가 받은 이후 신경계 전반과 항암 등 새로운 분야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이다. 

동화약품은 최근 디지털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하이’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로 동화약품은 하이의 주력 제품인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를 비롯한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됐다. 신규 디지털 치료제의 공동 기획·개발, 국내 디지털 치료제의 글로벌 진출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한독은 2021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웰트가 진행 중인 알코올 중독 디지털 치료제와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며 디지털 치료제 연구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필로우Rx’는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확증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한독이 국내 시장의 독점적 판매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KT와 함께 디지털 치료제 전문 기업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를 단행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 첫 사업으로는 알코올·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 치료제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이 되는 요소"라며 "아직 국내 시장은 형성 초기 단계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큰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시장 선점 노력이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