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이 현지시간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시작됐다. 사진=KBS 방송 캡처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이 현지시간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 시작됐습니다.

북미 두 정상은 약 35분간 단독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참모들이 합류한 확대회담에 돌입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CVID)와 항구적인 체제안전 보장(CVIG)의 맞교환이 이뤄질 수 있을 지 전 세계의 시선이 카펠라 호텔에 모아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약 70년만에 이뤄진 북미 최고지도자간 첫 만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보다 약 10분 먼저 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에 도착해 대기했습니다. 다만 회담장에는 김 위원장이 먼저 약 6분 먼저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2분쯤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약 15분 뒤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뒤 이어 오전 8시11분쯤 전용차를 타고 호텔을 나서 8시32분쯤 도착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8시53분 차에서 내려 호텔 '회담장'에 입장했습니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습니다.

뒤이어 8시59분 회담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도 다소 긴장감이 느껴졌다. 평소 즐겨매는 빨간 넥타이를 맸습니다.

복도에서 가벼운 악수를 나누며 처음으로 대면한 양 정상은 이후 회담장 양쪽에서 걸어 나와 인공기와 성조기가 각 6개씩 장식된 호텔 입구 앞에서 약 12초 동안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팔꿈치를 가볍게 두드리는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거의 무표정이었지만 인사말을 나눈 뒤에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양 정상은 이어 환담장에 입장해 역시 인공기와 성조기를 배경으로 모두발언을 실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우리는 굉장히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만나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늘 길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 발목을 잡았던 과거가 있고 그릇된 관행이 때로는 우리 눈과 길을 가리고 있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옳은 말"이라며 웃음으로 화담했고 그는 모두 발언 이후 김 위원장과 다시한번 악수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후 양 정상은 다시 회담장으로 옮겨 평화와 번영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울 '일대일' 담판에 나섰습니다.

당초 양 정상은 오전 10시까지 45분 동안 단독회담을 한 뒤 10시부터 참모들이 합류해 11시30분까지 확대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단독회담은 예정보다 10분 이른 35분만에 끝났습니다. 양 정상은 이후 확대회담 장으로 옮겨 참모들과 함께 곧바로 본격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단독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2층 옥외 통로를 따라 확대정상회담 장소로 함께 이동했는데 잠시 발코니 앞에서 담소를 나누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독대를 마치고 참모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던 회담장으로 이동하는 양 정상이 모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친밀한 분위기를 과시한 것을 볼 때 '빅딜'에 대한 교감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확대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및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이 각각 배석했습니다.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잘해 보자"라며 "우린 함께 해결할 것이고 함께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도전과제 있지만 트럼프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확대회담이 끝난 뒤에는 업무 오찬이 진행됐습니다.

업무 오찬에는 미국 측에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의제 실무회담 미국 측 대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합류했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광상 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오찬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찬 메뉴에 햄버거는 포함되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양국 정상의 '햄버거 대좌'는 불발됐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의 의미를 살려 미국과 북한, 싱가포르 현지 음식이 어우러졌다고 합니다.

단독·확대정상회담과 50여분간의 오찬까지 함께한 두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오찬장을 나섰고 통역 없이 잠시 건물 밖으로 나와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동안 산책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공동성명에) 서명하러 이동 중"이라며 "정말 환상적인 회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다시 서명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1시 39분쯤 양 정상은 5분여 동안 진행된 서명식을 마친 후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한다"라고,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양국 정상은 오후 1시 43분께 자리에서 일어나 좌중의 박수 속에 세계가 기다려온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교환하고 악수를 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첫 악수를 나눈 사진촬영 장소로 돌아와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유능하며, 그의 나라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도 전했습니다.

공식적인 회담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하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8시)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측은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서명식 직후 숙소로 이동했고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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