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란 시의원 “시민안전 지키는 건 빅데이터·AI가 아니라 대응체계”

최재란 시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으히ㅚ
최재란 시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으히ㅚ

[비즈월드]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시스템은 이태원 참사 당일 이태원 관광특구의 실시간 인구를 알려주고 있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시스템만 구축되었을 뿐 대응체계가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의회 최재란 의원(민주당, 비례)은 “그동안 서울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시민의 안전을 지켜줄 것처럼 홍보했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로 스마트 안전 도시 서울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1일, 이태원을 포함한 서울의 주요 명소 50곳의 혼잡도와 도로상황 등 실시간 현장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개발해 서울시 홈페이지 열린데이터 광장에 공개했다. 

인구 혼잡도는 KT 기지국에 연결된 휴대전화 수를 기초로 산정하며 5분 단위로 갱신된다. 최근 12시간의 혼잡도와 AI가 예측하는 향후 1시간 ~ 12시간의 혼잡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태원·명동·홍대 등 7개 관광특구와 5개 한강공원 등 공원, 고궁·문화유산, 압구정로데오거리,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발달상권, 신도림역, 강남역 등 ‘콩나물시루’ 지하철역까지 주요 명소 50곳의 실시간 정보가 제공된다. 

향후 스포츠경기장, 문화재, 공원 등 공연·문화 시설물의 실시간 입장객 수와 지하철역 밀집도를 추가로 확보해 개방할 예정이다. 

올해 디지털정책관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자율주행 로봇이 공원을 순찰하고 혼잡도와 도로상황은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이동약자 맞춤형 화재안전망도 추진하고 모든 행정서비스가 빅데이터에 기반해 이루어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발생 3개월 전, 이미 서울 주요 장소의 실시간 혼잡도와 향후 예상 혼잡도를 알려주는 도시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고 참사 당일에도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지만 참사에 대비하지 못했다.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 대응 매뉴얼이 없고 소방·경찰과 협력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블랙박스도 충격이 가해지면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시스템은 사고 발생 징후가 명백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이 정보만 생산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최재란 의원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 빅데이터, AI가 아니라 대응체계다.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안전 관련 공공 빅데이터를 적시에 경찰·소방 등 기관으로 전파해 도로 통제 등 실제 안전관리에 활용될 수 있는 대응체계 매뉴얼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조속히 재난 안전관리 부서와 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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