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환율·경기침체 ‘삼중고’에 벤처캐피탈들 투자 꺼려
"바이오산업 미래 불확실성 커 자금 수혈 계속 어려울 전망"

업종별 신규 투자 금액.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업종별 신규 투자 금액. 사진=한국벤처캐피탈협회

[비즈월드] 국내 제약사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바이오 벤처 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부 바이오기업은 임상을 중단하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미래 불확실성이 커 당분간은 자금 확보가 어려울 추세라고 분석한다.

3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투자금은 8787억원을 기록했다. 11월 현재 밴처캐피탈의 바이오의료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은 16.3%로 16.9%였던 지난 6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4년 새 최저 수준이다.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액은 올해 1분기 405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들어선 2707억원으로 급감했고 3분기엔 2029억원으로 더 줄어들었다.

국내 바이오벤처는 대부분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R&D)이 중심이기 때문에 본래도 적자가 많은 상황에서 자금줄까지 막히자 임상을 중단하고 실험장비를 파는 바이오벤처들이 늘고 있다. 내년 초가 되면 바이오벤처의 폐업이 잇따라 발생할 거라는 어두운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금리, 고환율, 경기 침체까지 삼중고가 더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입을 모은다. 안그래도 바이오산업 특성상 미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불황시기엔 더욱 투자를 꺼린다는 이유에서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투자 자금 확보가 어려워 질 거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지금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데다 IPO(기업공개)시장이 침체돼서 투자 심리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바이오벤처들은 특정한 수익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밸류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게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스폰서를 찾거나 국내 제약사들과 함께 임상을 진행하는 방법을 시도해 긴 임상기간을 버틸 수 있는 여력과 파이프라인 확대를 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이번 위기가 사실상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