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종근당·휴메딕스 주사제 개발에 사활
동아에스티·대웅제약 등은 패치제 형태로 추진
주사제, 장점 크지만 용량 등 안정성 확보 관건

(왼쪽부터)김진환 휴메딕스 대표,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박은희 한국파마 대표가 지난 4일 충북 오송 지투지바이오 본사에서 도네페질 주사제 공동개발·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휴메딕스
(왼쪽부터)김진환 휴메딕스 대표,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박은희 한국파마 대표가 지난 4일 충북 오송 지투지바이오 본사에서 도네페질 주사제 공동개발·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휴메딕스

[비즈월드]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공고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도네페질'을 두고 제약사들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존에 있던 알약 형태가 아닌 장기 지속형 주사제 등 제형 다변화를 위한 연구에 돌입하면서다.

해당 주사제가 개발되면 경구제 대비 약효 지속 기간이 길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정 용량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용량 주입 속도 조절이라는 과제가 남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치매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3%씩 성장했다. 시장 규모만 8조5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도네페질 성분은 치매 치료제 처방 규모의 약 80%를 차지한다.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효과를 나타내는 치매 치료제다. 뇌에서 기억,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해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주로 경구제 형태로 처방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도네페질 성분 제형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경구제는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기억력 감소로 인해 제때 복용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 그러나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보통 수주 또는 수개월까지 한 번의 주사만으로 약효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주로 한 달 지속형 개발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휴메딕스는 지난 5일 지투지바이오·한국파마와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용 도네페질 주사제의 공동개발·라이센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휴메딕스는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를 주사용 개량신약으로 개발해 신시장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한 달간 체내에서 약효가 지속되는 도네페질 주사제의 제형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휴메딕스와 한국파마는 임상·품목허가와 판매 등을 진행한다.

동국제약은 전립선암, 유방암 등을 치료하는 항암제로 쓰이는 ‘고세렐린’ 성분을 활용해 1회 투여로 1개월 동안 약효가 지속되는 치매 치료 주사제 ‘도네페질 데포’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은 지난 2016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승인받았으며 현재도 개발 중인 상태다.

종근당도 국내 벤처기업과 손잡고 치매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종근당은 지난 14일 국내 바이오기업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 치매 치료 후보물질 ‘IVL3003의 공동개발과 상용화 계약을 맺었다. IVL3003은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아리셉트’의 성분 도네페질을 주성분으로 한다. IVL3003 역시 도네페질 성분을 한 달에 한 번 주사하는 제형으로의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이밖에도 셀트리온제약과 아이큐어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주 2회 부착해 치매를 치료하는 도네페질 패치제를 출시한 바 있다. 동아에스티와 대웅제약은 주1회 부착하는 패치형 치매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일각선 용량 속도 조절 문제에 관한 우려를 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장점도 상당하나 일정 용량을 유지하며 주입하지 않으면 심박수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용량 주입 속도 조절이 해결되지 않으면 위험성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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