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제안에 따라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그린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Net-Zero)' 조기 달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SK그룹과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탄소 감축 실행을 위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이하 SMR)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2008년 문을 연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이하 SFR) 설계 기술을 보유한 원전 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이다.

테라파워는 SFR 기술을 바탕으로 핵폐기물을 줄이고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차세대 SMR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이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는 글로벌 탄소 감축을 추진, 그린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 조기 달성을 위해 이 회사 투자를 결정했다. 테라파워의 7억5000만 달러(한화 약 9795억원)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미 SK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함께하게 되며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테라파워의 이번 투자 유치는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SK는 테라파워와 기존에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간 협력을 진행해 치료제 개발 및 위탁 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무환 SK그룹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