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의 어이없는 '배당착오'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 제도를 포함해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삼성증권의 어이없는 '배당착오'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매도 제도를 포함해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지난 6일 올라온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의 청원에 대한 동의 건수가 4월 17일 오후 2시 20분 현재 22만명(22만1917명)을 넘어섰습니다.

청와대는 청원이 등록 된 이후 30일 동안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가 20만건을 넘어설 경우 경우 답변해야 합니다.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의 청원 이외에서 비슷한 청원이 200여개에 달해 초유의 '삼성증권 배당착오'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청원자는 "회사에서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없는 주식이 유통돌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공매도는 대차와 공매도 없이 그냥 팔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증권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주식을 찍어내고 팔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6일 오전 삼성증권에서 112조원 가량의 주식을 잘못 배당되면서 발생했습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직원이 배당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을 하면서 삼성증권 창구에서만 500만 주가 넘는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고 이 때문에 11%까지 주식이 급등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잘못 입력된 주식 수는 총 27억8444만주로 이중 약 500만주 가량이 매도 됐습니다.

삼성증권 측에서 팔려나간 주식을 회수하고 부족한 주식은 법인 계좌에서 대차하는 방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임직원들 계좌에 예상하지 못했던 주식이 들어오면서 이를 매도하면서 파매이익을 얻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국내 증시 62년 역사상 사상 초유의 사태로 여겨지는 이번 사태로 갖가지 의혹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사태로 유령주식 발행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전에도 유령주식 발행이 있었냐는 점입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자체 검사 결과 "그런 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부 조사 결과만 말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증권거래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유령주식을 발행해 이익을 얻는 세력이 과연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사 증권관리, 전산담당자와 투자자 등이 공모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다른 의문점은 '16명의 직원들은 왜 잘못 입고된 주식을 팔았을까'라는 점입니다. 주식을 팔았다는 것은 현금화를 시도했다는 것인데 팔아도 바로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매도 이후 3일이 지나야 비로소 결제가 되고 매도금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이 이런 기본적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각종 의혹들이 풍선처럼 부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16명 직원 중 일부가 선물투자세력과 결탁했을 수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자사주 매도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거래를 통해 차익을 챙기려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공개정보 이용 등 각종 불공정거래 의혹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삼성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증권사 배당시스템의 허점뿐만 아니라 증시 전반의 주식거래시스템의 취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났습니다. 금융당국은 다른 증권사들은 이런 문제가 없는지, 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은 제 기능을 잘하고 있는지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당시 국내 1위 증권사였던 삼성증권은 무차입공매도 금지 규정을 어겨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서 오늘의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삼성증권의 시스템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투자 업계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직원들이 시장의 혼란을 유발시켰기 때문입니다.

삼성증권 본사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는 도곡동 삼성증권 강남금융센터 계좌를 통해 78만4000주의 매도 물량을 내놓아 시장을 출렁이게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지난 6일 오전 9시56분에는 91만주의 거래가 한 번에 체결되는 등 이날 수차례 주가 급등락에 따른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주식시장의 매매 체결 시스템을 면밀히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 다른 증권사 등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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