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순이익 규모 527억원 차이로 KB 바짝 추격
보험·증권·카드 등 자회사 사업 성장성 키우기 주력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비즈월드DB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비즈월드DB

[비즈월드] 신한금융그룹이 올 1분기 순이익에서 527억원의 차이로 KB금융그룹에 '리딩금융' 자리를 또 내줬다. 다만 지난해 1분기 순이익 차이가 781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KB금융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연내 한국은행이 2%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이 타격이 불가피한 비은행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어떻게 추진할지 등이 판세를 좌우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1조2700억원) 대비 14.4% 증가한 1조4531억원으로 리딩금융 수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도 17.5% 증가한 1조4004억원을 거두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527억원의 차이로 KB금융을 제치는 데 실패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3년을 보면 지난 2019년 신한금융은 3조4035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3조3118억원)을 제쳤다. 당시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성공하며 2018년에 이어 리딩금융 자리를 굳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다음 해(2020년) 상반기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이 3조4552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금융(3조4146억원)을 406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에는 KB금융이 신한금융(4조193억원)보다 3903억원 많은 4조409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순이익 차이는 3903억원으로 이는 2017년 말(3937억원) 이후 가장 큰 격차였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이 올해 다시 리딩금융 자리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까지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자회사의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비용(4676억원)을 대부분 인식하면서 올해 실적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KB금융의 경우 사모펀드 사태를 비껴간 KB국민은행 등으로 사모펀드 손실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일회성 비용 외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에 대비해 올해 1분기 745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더이상 충격을 줄 요인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올해 외부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버퍼를 쌓으면서 견조한 실적을 견인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금리 인상기 등으로 신한카드 및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은행 부문의 성장성 있는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4대 금융의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은행의 여신성장 및 순이자마진(NIM) 확대 등에 힘입어 실적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금리 상승 및 주가 지수 하락 등으로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실적이 다소 부진한 상황에서 은행의 성장을 기반으로 실적을 만회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도 자회사의 성장성 있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리테일 사업의 불황이 예상되기에 IB(투자금융)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그룹사의 자동차 금융 플랫폼을 통합한 '신한 My Car(마이 카)'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 지난 2월 신한 마이카는 론칭한지 1년여 만에 월방문자 100만명, 취급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타 보험사 대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에 대비해 지급준비 여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바꾸면서 이에 대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라이프는 양사(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이후 과거 신한생명의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으로 영업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연환산 보험료의 감소 및 증시 불황,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변액보증 준비금이 증가하는 데 따른 방안이었다.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금융당국의 강화된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기업금융의 외형 확장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마진 개선을 기업금융을 통해 이뤄내며 손익 기조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인오가닉성장(M&A)으로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신한금융투자,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과 신한은행의 균형있는 성장을 통해 차별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임성원 기자 / djioo0602@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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