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해도 업계 8위… 자산 기준 신한라이프 절반 수준 불과
특화 판매 채널 강화·차별화 상품 통한 시너지 창출이 관건

KB생명보험(왼쪽) 및 푸르덴셜생명보험 본사 전경. 사진=KB금융그룹
KB생명보험(왼쪽) 및 푸르덴셜생명보험 본사 전경. 사진=KB금융그룹

[비즈월드] KB금융그룹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이 2023년 초 출범 목표로 연내 통합을 추진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생보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 지붕 두 생보사' 체제에서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지만 초반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B 통합생보사 업계 8위…초반 영향력 미비할 듯 

KB금융은 고객중심의 리딩 생명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의 양사 간 통합을 결정했다. 지난 2020년 9월 푸르덴셜생명을 계열사로 공식 편입한 지 2년여 만이다.

KB의 통합생보사는 중견 생보사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총자산은 지난해 공시 기준 각각 23조원대, 10조원대다. 각 사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10위권에 머물지만 통합 시 약 35조원대로 업계 8위로 단숨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리딩 금융을 두고 경쟁하는 신한금융그룹과 2배 가량 자산 규모가 차이가 나면서 이를 좁히는 게 관건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를 출범한 바 있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71조원대로 업계 4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생보업계에서 전통 강자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와의 자산 규모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삼성생명의 자산 규모는 306조원이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28조원, 117조원 등이다.

신한라이프가 안정적인 통합 이후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916억원으로 전년 각 사의 합한 순이익보다 줄어들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지난 2020년 거둔 순익의 합은 4571억원으로 약 655억원(14.3%) 빠졌다.

KB금융도 두 생보사를 통합하면서 생명보험 업계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출범 초반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다. 이에 통합 이후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우는 게 중요하다. 

◆특화 채널 운영…시너지 효과 창출 기대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이후 영업 지원·IT·자산운용·회계·인사(HR) 등의 공동 운영을 통해 '원펌(One-firm)'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만큼 원활한 통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과정에서 양사 간 물리적 통합 외에도 서로 다른 기업 문화의 융화, 직원 간의 화합 등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양사는 그동안 독립된 대표 체제로 각 사의 특화된 채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했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역량을 강화했으며 푸르덴셜생명은 전속설계사를 통한 수익 비중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

KB금융은 경쟁력 있는 각 사의 특화 판매 채널을 결합하면서 고객과의 접점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합 이후 차별화된 상품 및 프리미엄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성장 잠재력 및 사업역량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과 자본건전성 제고 등의 통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KB금융의 통합생보사 논의가 이른 시기에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된 만큼 통합 이후 영향력을 높일 사업 포트폴리오 마련이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생보업계 빅3를 제치기는 힘든 상황에서 우선적인 목표로 신한라이프를 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화 판매 채널을 결합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면서 실제적인 추진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 지가 통합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월드=임성원 기자 / djioo0602@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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