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차별화 위한 서비스 고도화 적극 나서
금융당국 방침 맞춰 다양한 정보 제공할 듯

업궐별 마이데이터 주요 제공 정보. 사진=금융위원회
업궐별 마이데이터 주요 제공 정보. 사진=금융위원회

[비즈월드] 금융권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본격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이했다. 금융사들이 전면 시행 전부터 사전 마케팅 등으로 치열한 데이터 확보전에 나선 가운데 고객별 맞춤 정보 제공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전면 시행 전부터 선점 경쟁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및 증권·카드·보험·핀테크 등은 전면 시행일인 지난달 5일부터 각사의 전략에 맞춰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라고 불리는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흩어진 개인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다른 금융사 고객 정보를 수집할 때 스크래핑 대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은행권은 시범 도입 기간부터 치열한 마케팅을 통해 공격적인 선점 경쟁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하나·신한은행 등이 경품 증정 이벤트를 펼치며 고객을 유입했다. 은행들은 전통적인 자산관리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고객 간 자산 비교 및 분석 등 서비스를 내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증권사도 고객의 투자 패턴과 성과를 비교 및 분석해주는 서비스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했다. 고객의 자산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워 고객의 관심을 높였다. 증권사 중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따낸 미래에셋증권 이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다양한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드사들도 고객의 지출 내역을 분석해 소비 진단 등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별 소비패턴에 따른 최적화된 맞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최근 마이데이터 '피치' 서비스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KB손해보험도 조만간 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 광고 스틸 컷.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 광고 스틸 컷. 사진=하나은행

◆차별화 서비스 마련…고객 접점 찾기 분주

은행 및 증권 등 금융사들은 각 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마련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전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한 자산관리 분석을 넘는 차별점을 내세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기존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게만 제공한 외환 투자 전문 컨설팅 및 자산관리를 모든 고객 대상으로 맞춤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신한카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금융 및 라이프 큐레이터로서 역할을 하는 'AI 자산관리 집사'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투자 및 소비 분야의 재테크 고수들의 순위를 익명의 랭킹 서비스로 제공하는 '고수의 랭킹'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MZ세대의 관심사를 확장한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최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인 교보생명은 VIP고객에 제공한 예술문화 콘텐츠와 함께 맞춤형 금융교육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강조했다. 고령층과 장애인 등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I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한 안내 서비스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 마이데이터 '모이다' 서비스 안내.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마이데이터 '모이다' 서비스 안내. 사진=한국투자증권

◆고객 서비스 이용률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전략 관건 

금융권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고객들이 느끼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각 사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데이터에 나서고 있지만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달 12일 기준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중복 포함)는 총 1084만명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핀테크·정보기술(IT)·신용평가(CB) 업권(398만명) ▲카드 업권(327만명)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업권(315만명) ▲금융투자 업권(44만명) 등이었다.

금융사들은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앞세운 차별화된 서비스 이상으로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위해 전략 방안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고객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 및 서비스 안정화 등을 통해 고객의 이용률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데이터 개방 확대 정책에 대응해 마이데이터 서비스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공공 의료데이터 개방 계획에 따라 고객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보장 자산의 적합성을 진단하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임성원 기자 / djioo0602@bizwnews.com]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