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적자수렁 ‘허덕’ 반면 푸르덴셜, 견조한 성장세 이어가 
“특화된 채널로 독립 운영”… 경영 효율성 차원 통합론도 고개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제공

[비즈월드] KB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서며 올해 '4조 클럽' 가입에 청신호를 킨 가운데 그룹 내 생명보험사를 두 개 품고 있으면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통합 논의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2조8779억원) 대비 31.1%(8943억원) 증가한 3조7722억원을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 핵심 비즈니스 강화를 통한 수익 창출 기반 확대와 M&A를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 등으로 최대 실적을 또 한번 경신했다. 

KB금융의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1조2979억원으로 시장 컨센선스(시장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리딩 금융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1조2073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선두를 놓고 경쟁 중인 신한금융의 경우 같은 기간 1조14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등 생명보험사를 두 개 품고 있는 KB금융이 실적 차이를 보이면서 통합 추진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B생명이 적자로 돌아선 것과 달리 푸르덴셜생명은 편입 후 점차 존재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익은 2556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저축성 상품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신계약비 감소 등으로 보험 손익이 개선되고 운용자산의 전략적 매매를 통해 투자이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3분기에는 632억원의 순익으로 전 분기 대비 21.3% 감소했다. 이는 대출채권 증가 및 수익률 관리 노력으로 이자이익이 소폭 증가했던 반면 증시 변동성 확대 등으로 보증준비금이 증가한 탓이다.

KB생명의 경우 3분기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이면서 전년 동기(26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른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억원의 순익을 낸 것과 달리 적자 전환했다. 이에 대해 KB생명 측은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에서 실적 증가에 따른 수수료 지급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가 출범하면서 KB금융의 합병 추진 관련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KB금융이 당분간 두 생명보험사를 독립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통합 추진 논의가 내년 하반기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9월 푸르덴셜생명을 편입한 KB금융은 KB생명과 독립된 대표 체제로 두 회사의 특화된 채널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운영하고 있다. KB생명의 보유 포트폴리오를 보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전속설계사를 통한 수익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푸르덴셜생명이 KB손해보험과 교차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면서 향후 KB생명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을 편입한 지 1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통합 추진을 논의 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임성원 기자 / djioo0602@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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