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취임 이후 14차례 걸쳐 9만3000여주 매수
하반기 실적 견인 자신감 바탕 꾸준한 추가 매입 나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비즈월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부터 중요한 시기마다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으나 주가 부양 효과는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 3일 자사주(우리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손 회장은 이번 매수를 통해 자사주 총 9만3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취득단가는 보통주 1주당 1만875원이다. 손 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수는 14번째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같은 해 3월 총 2번 5000주를 매수한 데 이어 4월에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1만5296주를 보유했다. 이 중 296주는 취임 전 보유한 주식에 해당한다.

이어 손 회장은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자사주 매수 행보를 이어갔다. 2, 3월 각 5000주, 5월에도 5000주, 7월에 한 번 더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며 총 4만296주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주주 가치 제고를 꾀하며 총 다섯 번 자사주를 매수했다. 1, 3, 4, 8, 12월 각각 5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8만8127주를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8월 매수 건은 신규 매입 외 우리사주 조합원 계정에 보유 중이던 자사 주식을 일괄 인출한 2만2831주가 포함됐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중간배당금 정책과 함께 주주 친환 정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의 지분 가치 제고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어진 손 회장의 자사주 추가 매입 행보는 주가 부양을 통해 완전 민영화 정책 로드맵 재개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우리금융 매각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예보)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2차례 계획한 매각 절차는 우리금융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서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중 추가 매각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우리금융 주가는 현재 1만1000원대로 4대 금융지주 대비 낮은 수준이다. 5일 장 마감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전일(1만1200원)보다 150원(-1.34%) 내린 1만1050원이었다. 이날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5만2000원, 3만870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4만3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이후 최고 1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상반기 저점(6320원)을 찍으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손 회장이 2~3차례 자사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9000원대까지 올렸지만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9730원으로 전년 동기(1만1600원) 대비 1870원 하락했다. 올해 1월 8000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1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에 우리금융 측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우려에도 하반기 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우리금융의 하반기 주가에 대해선 아직 반응이 엇갈린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주요 금융지주 중 올해 가장 큰 폭의 이익 증가와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 가장 높은 배당수익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구경희 SK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대손비용과 이자 및 비이자 이익이 골고루 개선되면서 예상치를 상회하며 양호한 분기 실적을 통해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낮은 대손비용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