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최악의 더위를 보인 1994년과 올해의 폭염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8년과 1994년 모두 우리나라 주변 대기상층에는 티벳고기압이, 대기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됐고 맑은 날씨로 인한 강한 일사효과까지 더해져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것입니다. 특히 2018년은 1994년과 비교해 티벳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더욱 강하고 보다 폭넓게 발달한 특징을 보였습니다.

또 2018년은 봄철부터 최근(6월 1일~8월 16일)까지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중립상태를 보인 반면 1994년에는 봄철부터 엘니뇨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두 해 모두 열대 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필리핀 해 부근에서 상승기류(대류활동)가 활발했고 다시 이 상승기류는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대류억제)로 바뀌면서 북태평양고기압 발달을 도왔습니다.

2018년과 1994년 모두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온난한 성질의 고기압들이 동서방향으로 늘어서 있는 기압계가 특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북반구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고기압들의 강도는 1994년보다 올해 더욱 강하게 나타나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폭염 등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물론 태풍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다만 1994년에는 8월 상순에 태풍(제11호 BRENDAN, 제14호 ELLIE)의 영향으로 두 차례 많은 비가 내려 더위가 일시적으로 누그러졌으나 2018년은 장마 종료 후 두 개의 태풍(제10호 AMPIL, 제12호 JONGDARI)이 오히려 폭염을 강화시킨 역할을 했습니다.

기온과 강수량 극값에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최고기온을 보면 올해 서울이 39.6℃를 기록(2018년 8월 1일), 종전의 기록인 38.4℃(1994년 7월 24일)를 뛰어넘으면서 기상관측을 시작(1907년 10월 1일)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습니다. 또 올해 홍천이 41.0℃를 기록(2018년 8월 1일)하며 대구에서 기록했던 전국 역대 1위인 40.0℃(1942년 8월 1일)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전국 평균 기온과 강수량을 살펴보면 올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전국 평균기온과 최고기온은 각 25.5℃, 30.7℃로 평년(23.5℃, 28.3℃)보다 2.0℃, 2.4℃ 높았습니다. 이는 1973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일조시간도 611.3시간으로 평년(424.2시간)에 비해 187.1시간이 많아 가장 길었습니다.

이와 함께 올 여름철(6월 1일~8월 16일)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평년 8.7일)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열대야일수는 8월 16일을 기준으로 15.7일(평년 4.4일)로 1994년(16.6일) 이후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낮 동안 폭염이 주로 내륙지역에 나타나고 밤 동안 열대야가 주로 해안가를 중심으로 발생한 특징은 1994년과 유사합니다.